다이어, 김민재 이기더니 '입축구 대폭발'→"지금이 내 전성기"…그런데 아스널전 '최악 수비'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잉글랜드 대표팀 복귀를 노리는 에릭 다이어가 자신감에 찬 인터뷰에도 불구하고 아스널전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영국 미러는 9일(한국시간) "다이어는 토트넘에서의 경력이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다이어는 이제 잉글랜드 대표팀 복귀를 주장하고 나섰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다이어는 "난 잉글랜드 대표팀 일원이 되고 싶고, 그 일원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 난 대표팀에서 뛸 수 있는 수준의 선수라고 믿는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토니오 콘테가 토트넘을 맡은 후 내 경력 중 최고의 축구를 했다. 이제는 뮌헨에서 그런 모습들을 보여준 것 같다"라며 "집에 앉아 있는 건 정말 싫다. 재미가 없다. 대표팀을 위해 뛸 수 있는 매우 좋은 시기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토트넘에서의 경력이 충분히 존중받지 못하고 있으며 현재 최전성기를 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이어는 "지금까지 내가 이뤄낸 것들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난 내가 뭘 이뤘는지 잘 알고 있다"라며 "사람들은 내가 37세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난 30세다. 전성기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 내 전성기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무사 뎀벨레,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더베이럴트, 위고 요리스처럼 함께 뛰었던 선수들을 보면 모두 31, 32세였고 토트넘에서 최고의 축구를 보여줬다"라면서 30대에 접어든 지금부터 전성기를 구가할 거라고 주장했다.
전 소속팀 토트넘 감독 안지 포스테코글루를 겨냥한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다이어는 "흥미롭게도 그(포스테코글루)는 훈련 중에 어떠한 전술적 작업도 하지 않는다"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는 모든 훈련은 그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도록 짜여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이어는 그러면서 많은 비난 속에 지난해 3월 물러난 토트넘 전 감독 안토니오 콘테 감독에 대해서는 호평을 남겼다. 그는 "콘테 감독 아래선 전술 훈련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진행했다. 눈을 감고도 할 수 있었다"며 "훈련을 너무 잘 받아서 몸에 배어 있었다"고 했다.
다이어는 얼마 전까지만해도 포스테코글루에 대해 "날 기용하지 않았지만 많이 배웠다. 뮌헨에 오기 전 6개월이 가장 값진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자신을 퇴출시킨 감독에 대한 '의외의' 존경심은 얼마 가지 않았다. 그동안 마음에 담아둔 말을 거침없이 펼쳐놓은 것이다.
이런 자신감과 달리 다이어는 아스널과의 경기에서 졸전을 펼쳤다. 10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서 마테이스 더리흐트와 함께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해 90분을 뛰었으나 2실점을 내줬다.
전반 초반부터 몸이 가벼웠던 아스널 공격수 부카요 사카가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반 12분 알폰소 데이비스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이 벤 화이트에게 향했고, 화이트는 침착하게 사카에게 패스를 내줬다. 사카는 골문 반대편을 바라보고 날카로운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해 뮌헨 골망을 흔들었다.
뮌헨은 한 방이 있었다. 아스널의 치명적인 실책이 나오자 뮌헨은 이를 놓치지 않고 동점골로 연결했다.
전반 18분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의 패스가 레온 고레츠카에게 끊겼고, 고레츠카는 공을 몰고 올라온 뒤 수비 사이로 침투하는 세르주 그나브리에게 패스를 찔렀다. 그나브리는 넘어지면서 슈팅을 시도해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뮌헨이 또다시 한 번의 기회를 살렸다. 전반 30분 패스를 받을 때 야쿱 키비오르를 제치는 데 성공한 르로이 사네가 그대로 공을 몰고 아스널 문전까지 올라왔고, 박스 안에서 윌리엄 살리바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는 해리 케인. 케인은 라야를 완벽하게 속이는 동작과 함께 가벼운 슈팅으로 역전골을 뽑아냈다.
하지만 아스널이 재차 따라붙었다. 교체카드가 적중했다. 교체로 들어온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경기 균형을 맞췄다.
후반 31분 뮌헨 진영에서 세컨드볼을 따낸 아스널이 곧바로 공격을 시도했다. 제수스가 박스 안에서 수비 시선을 가져온 뒤 가볍게 내줬고, 트로사르가 이를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득점에 성공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날 다이어는 90분을 뛰는 동안 패스 미스 14개를 기록했다. 안정감이 중요한 센터백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긴 패스도 14번 시도해 8번을 실패하면서 빌드업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 태클은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평점은 6.3으로 수비진 최저 평점이었다.
다이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영국 더부트룸에 따르면 "내 생각에는 우리가 페널티킥을 받았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이상하게도 아무도 가브리엘이 손으로 공을 잡은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정말 이상한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독일 키커에 따르면 다이어는 "아스널 팬들의 야유? 축구의 일부일 뿐이다. 내게는 축구의 아름다움이자 즐길 거리다. 이제 우린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우리 팬들의 응원을 받게될 거다. 난 그 야유가 축구의 멋진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홈에서 열릴 2차전에서 다른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다이어는 지난 1월 10년 가까이 뛴 토트넘을 떠나 독일 거함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다이어가 전반기 내내 벤치 신세였고 전반기 막판엔 후보 명단에도 빠질 정도여서 이적은 당연했으나 독일 명문 구단 뮌헨으로 이적한 건 놀라운 일이었다. 뮌헨은 토트넘과 비교할 수 없는 세계적인 구단이자, 매 시즌 우승을 노리는 클럽이다.
뮌헨이 다이어를 영입한 사정은 있었다. 뮌헨은 지난해 여름 나폴리의 센터백이자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된 김민재를 영입했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이 직접 전화를 걸어 김민재를 원하고 있음을 직접 드러냈다. 김민재 영입으로 뮌헨은 3명의 정상급 센터백을 보유하게 됐다. 다요 우파메카노, 마테이스 더리흐트, 김민재였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우파메카노와 더리흐트가 부상으로 경기를 자주 빠졌다. 게다가 뱅자맹 파바르는 김민재가 오면서 이탈리아 인터 밀란으로 갔기 때문에 김민재는 전반기 뮌헨 수비를 홀로 책임지는 경우가 많았다. 우파메카노와 더리흐트가 지난 시즌에도 뛰어난 활약을 펼쳐 김민재 입장에서도 큰 도전이었으나 걱정은 기우였다. 우파메카노와 더리흐트는 자주 이탈했고 김민재만 뮌헨의 센터백을 공고히 지켰다. 주로 파트너는 우파메카노였다.
김민재 활약은 대단했다. 거의 모든 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뮌헨의 수비를 단단하게 했고 투헬 감독의 전적인 신뢰를 받았다.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가 모두 부상으로 빠지면 수비형 미드필더인 레온 고레츠카와 센터백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하지만 1월 주전 센터백인 김민재가 아시안컵으로 인해 스쿼드에 이탈하게 됐다. 뮌헨에 남은 전문 센터백은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뿐이었고 두 선수 모두 부상이 있었기에 뮌헨은 겨울 이적시장에서 센터백 보강이 필수였다.
뮌헨은 토트넘에서 기회를 받지 못하던 다이어를 영입하기로 결정했다. 다이어는 이적한 뒤 꾸준히 기회를 받았다. 주전 센터백인 김민재가 아시안컵이 끝나고 복귀해서도 투헬 감독의 다이어 기용은 계속됐다. 김민재와 다이어를 동시에 기용하며 다이어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주전 경쟁에서 밀린 선수는 토트넘에서 벤치만 지키던 다이어가 아닌 뮌헨의 전반기 주전 센터백 김민재였다. 투헬 감독은 SS 라치오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부터 김민재를 주전에서 제외하고 다이어와 더리흐트를 주전 센터백으로 내세웠다.
이후 리그 3경기에도 투헬 감독은 두 명을 선발 출전시켰고 김민재는 4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맛봤다. 이는 김민재가 유럽으로 진출한 2021년 이후 부상 혹은 로테이션, 대표팀 차출 외의 순수한 경쟁으로 밀려 벤치를 계속 지키는 것은 처음 겪는 일이었다.
뮌헨은 다이어와 더리흐트가 나온 경기에서 무패를 기록하고 있었으나 지난 31일 도르트문트와의 '데어 클라시커'에서 0-2로 패하며 무패 행진도 막을 내렸다. 이후 주전에서 밀린 김민재와 우파메카노가 지난 7일 하이덴하임과의 리그 경기에서 선발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둘 역시 팀의 2-3 역전패를 막지 못했다. 특히 김민재는 마지막 실점 순간 위치를 잘못 잡으며 결정적인 실점의 빌미가 돼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아스널전에서는 다이어, 더리흐트 조합에 밀려 90분 내내 벤치를 지켰다.
사진=연합뉴스, 뮌헨,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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