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계단' 주인공 얼굴이…" 외신도 놀란 K-개표방송
외신이 화려한 그래픽과 드라마 명장면을 활용한 한국 방송사들의 개표방송을 조명했다.
영국 BBC 방송은 10일(현지시간) ‘이것은 K드라마인가? 아니다. 오늘은 한국 선거일 밤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홈페이지 메인에 게재하고 한국 방송사들의 총선 개표방송을 다뤘다.
BBC는 “오늘 밤 한국에서 텔레비전을 켜는 사람은 누구나 국회의원 후보가 멜로 드라마에 출연한 모습, 할리우드 유명 장면처럼 기차에서 싸우는 장면, 혹은 심지어 랩 배틀을 벌이는 장면과 같은 흥미진진한 시청을 선택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는 국내 주요 방송사들이 투표일 밤 시청률을 놓고 경쟁하는 방식”이라며 “방송사들은 대중문화, 인공지능(AI), 그리고 화려한 그래픽을 활용해 시각적이고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SBS는 2003년 처음 방영돼 큰 인기를 끈 드라마 ‘천국의 계단’을 패러디한 장면과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기차 전투 장면을 모방한 화면을 내보낼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또 KBS는 국회의원들의 캐릭터가 랩 배틀을 펼치는 모습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알렸다.
BBC는 SBS의 이같은 개표방송은 1년간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며 70명으로 구성된 팀이 사전 준비에 투입됐으며 200여명이 선거일 밤에 일한다고 전했다. SBS 기획팀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은 준비는 올림픽 준비와도 비슷하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방송사들의 참신한 시도에는 명암이 있다고도 짚었다. 우선 장점으로는 지인·가족 간 대화를 자극하고 일부 젊은 유권자들을 사로잡았다는 점이 지목됐다. 밈(meme)과 그래픽 덕분에 정치인들의 권위주의적 이미지가 더 다가가기 쉬워지면서 정치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었다.
한편 고령층에서는 시끄럽고 산만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등 모든 유권자가 이같은 개표방송을 좋아하는 건 아니라고도 전했다. 일각에서는 AI와 그래픽을 동원한 방송으로 인해 경제 문제, 고령화, 생활비 상승 등 선거 쟁점들의 중요성이 경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도 전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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