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로 지지율 반전 노리는 日기시다..."MS로부터 29억 달러 투자 유치"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29억 달러(약 3조 9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등 ‘세일즈 외교’를 펼치고 있다. 지지율 저하로 정치적 위기에 처한 가운데 외교적 성과로 반전을 노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방미 첫날인 9일(현지시간) MS의 브래드 스미스 사장과 만나 생성 AI(인공지능)와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미·일 협력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MS는 향후 2년 간 일본에 29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MS의 대일 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MS는 이 돈으로 일본 데이터센터를 증설하고, 도쿄(東京)도 내에 새로운 연구 센터도 설립할 방침이다.
기시다 총리는 이 자리에서 스미스 사장에게 “디지털 인프라를 가진 글로벌 기업과의 연계는 일본 산업 전체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감사를 표했다고 일본 외무성은 밝혔다. 그는 이후 미국 상공회의소와 미·일 경제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오찬간담회에도 참석했다.
간담회에는 수잔 클라크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과 더글러스 피터슨 미·일 경제협의회 회장(S&P 글로벌 CEO),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 대사를 비롯해 데이비드 게클러 웨스턴디지털 CEO,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테크놀로지 CEO, 앨버트 볼라 화이자 CEO, 개리 콘 IBM 부회장 등 미국 대기업 총수 15명이 참석했다. 기시다 총리는 “미국으로부터의 투자로 이뤄지는 일본의 경제성장은 다시 미국으로의 투자를 불러올 것”이라면서 일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호소했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미 의회 영어 연설, ‘특별과외’도 받아
기시다 총리는 1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다음날인 11일에는 미국 의회에서 연설할 예정이다. TV아사히는 9일 기시다 총리가 연설을 영어로 하게 되며, 이를 위해 미국 대통령 스피치라이터 경험이 있는 인물을 섭외해 1주일 간 ‘영어 연설 과외’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번 연설에 대해 기시다 총리는 “국제사회가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하는 가운데 일본과 미국이 어떤 미래를 목표로 하는지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군사력 증강 등을 통해 일본이 미국과 함께 세계의 리더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내용이 될 전망이다.
일본 총리의 미국 국빈 방문은 2015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이후 9년 만이다. 당시 아베 총리도 미국 의회에서 영어로 연설해 호평 받았고.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과의 친밀한 모습이 연일 미디어에 보도되며 국내 지지율도 상승했다.
당시 외상으로 미국 방문길에 동행했던 기시다 총리는 이번 국빈 방문으로 같은 효과가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다. TV아사히는 “기시다 총리는 이번 방미를 성공시켜 ‘외교의 기시다’를 국민에게 어필해 지지율 회복을 꾀할 것”이라고 전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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