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건강]봄철 불청객 ‘알레르기 비염’...마스크가 특효약

이춘희 2024. 4. 1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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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은 황사, 미세먼지와 더불어 꽃가루까지 날아다니면서 호흡기가 약한 사람들에게는 괴로운 계절이다. 특히 일교차가 크고 대기가 건조해지는 봄 환절기에는 계절 변화에 몸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호흡기 점막도 약해져 감기, 알레르기 비염, 천식 등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사진제공=힘찬병원]

1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2년 알레르기 비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는 2월과 3월에 각각 73만2000여명과 76만5000명 수준이었다 4월 들어 100만 명을 넘어 3월 대비 35% 이상 증가했다. 천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도 3월 14만9000여명에서 4월 16만1000여명으로 8.2%가량 늘어났다.

류혜승 인천힘찬종합병원 호흡기내과 과장은 “봄철에 자주 발생하는 미세먼지, 황사 등은 입자가 작아 코 점막과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 속 깊은 곳까지 침투해 기침과 호흡곤란, 기관지염, 천식 등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며 “고령층, 영유아, 면역력 저하자, 만성 호흡기 환자들은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봄철에는 꽃가루, 미세먼지, 집 먼지 등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항원 때문에 코 점막에 염증이 생기는 알레르기 비염에 시달리기 쉽다. 코나 눈이 가렵거나 콧물, 재채기, 코 막힘 등의 증상이 반복되고 눈 충혈, 두통, 후각 감퇴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방치하는 쉬운 알레르기 비염은 천식, 부비동염, 중이염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높아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항원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약물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콧속에 분무하는 스프레이제나 콧물과 가려움증을 덜어주는 경구용 항히스타민제가 주로 쓰인다.

알레르기 비염의 예방을 위해서는 다양한 항원에 노출되지 않도록 마스크를 써 호흡기를 보호하는 게 좋다. 집 안에서는 창문을 자주 열어 환기하고 온도와 습도를 적정히 유지하는 게 좋다. 또 코 점막이 건조할수록 알레르기 비염이 유발되기 쉬우므로 하루 1.5ℓ 이상의 물을 마시면서 체내에 수분을 보충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면 코 점막이 쉽게 자극되지 않고 체내 면역력 상승에도 도움을 준다.

봄철에는 황사도 심해진다. 대기에 최대 6배 많은 먼지가 쌓이고 우리가 흡입하는 먼지 양은 평상시의 3배나 된다. 황사는 입자 크기가 1~10?M, 미세먼지는 2.5~10?M, 초미세먼지는 2.5?M 미만이다. 봄철 꽃가루에 황사, 미세먼지와 중금속들까지 결합하면 더 강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천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천식은 폐 속 기관지에 염증이 생겨 기도가 좁아지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환절기 콧물과 코막힘, 발작적인 기침, 가슴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감기로 오인하기 쉽다.

기침과 함께 호흡할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 천명, 호흡곤란, 가슴을 죄는 답답함 등이 천식의 대표적 증상이다.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가족 중 천식을 앓고 있다면 발병 위험이 커진다. 환경적 요인으로는 알레르기 항원(꽃가루, 집 먼지, 애완동물, 곰팡이 등), 공기오염, 흡연 등을 들 수 있다. 천식은 방치할 경우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는 천식 발작이 생겨 말하기 힘들 정도의 기침과 호흡곤란을 겪을 수도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천식은 폐 기능 검사 또는 기관지 유발 검사로 진단한다. 천식으로 판명 나면 우선 약물치료를 시행한다. 좁아진 기관지를 짧은 시간 내에 완화하는 증상 완화제와 알레르기 염증을 억제해 천식 발작을 예방하는 질병 조절제가 주로 쓰인다.

류혜승 과장은 “천식은 완치가 되지 않는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며 “꾸준히 치료하고 관리하면 큰 문제 없이 생활할 수 있지만 간혹 증상이 나아졌다고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있는데, 만성적으로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혀서 호흡 발작이나 기도 염증이 자주 생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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