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해협 봉쇄할 수도”...바이든 “이스라엘이 먼저 휴전 제의를”

임선영 2024. 4. 10.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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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폭격 사건에 대한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간부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이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요르단 강 서안에 약 2년 전부터 무기를 밀반입하고 있다"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와중에 요르단 강 서안이 또 다른 화약고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 시엔 유가 급등 우려


9일(현지시간) 이란 반관영 ISNA 통신에 따르면 알리레자 탕시리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 사령관은 "우린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있음에도 하지 않고 있지만, 적이 우릴 방해한다면 이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린 공격당하면 반드시 보복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해역의 입구로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UAE)·이라크 등 중동 주요 산유국이 원유를 수출하는 해상 무역로다. 전 세계 원유의 해상 수송량 20%가 이 해협을 지난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감행할 경우 유가 급등과 공급망 타격 등 세계 경제에의 큰 영향이 불가피하다.

호르무즈 해협. 전 세계 원유의 해상 수송량 20%가 이 해협을 지난다. AP=연합뉴스


지난 1일 시리아에 있는 이란 영사관에 미사일이 발사돼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 특수부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포함해 군 고위 관계자 13명이 사망한 뒤 이란은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보고 보복 의사를 수차례 밝혀왔다.

일각에선 이란이 무력 보복에 나설 경우 이스라엘·미국과 이란이 직접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다만, 이란은 그간 서방 등과의 긴장이 높아질 때마다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했지만 실행한 적은 없다.


NYT "이란, 요르단강 서안에 무기 밀반입...또 다른 화약고되나"


한편 NYT는 이날 미국·이란·이스라엘의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은 약 2년 전부터 시리아·레바논·이스라엘 등을 통하는 경로를 이용해 무기를 요르단 강 서안에 보냈다"며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그림자 전쟁'에서 요르단 강 서안을 화약고로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무기 밀반입 목적은 가능한 많은 무기를 요르단 강 서안에 보냄으로써 이스라엘의 불안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르단 강 서안엔 팔레스타인인 약 3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예루살렘에서 바라본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모습. 임현동 기자


이란은 그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도 무기와 막대한 군사 자금을 제공해왔다. 그래서 서방 일각에선 이란이 간접적으로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에 가담했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이란은 이스라엘과 직접 충돌하기보단 레바논·시리아 등 중동 각지에 있는 대리 세력을 내세워왔다.

NYT에 따르면 이들 고위 당국자들은 "이란이 요르단 강 서안에 많은 무기를 보낼 때 범죄 갱단, 극단주의 반군, 군인, 정보 요원과 아랍계 유목민 베두인들을 동원했다"고 전했다. 또 밀반입된 무기의 종류는 권총·소총 등이 대부분이지만 대전차 미사일 등도 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미국 해군대학원 교수 아프숀 오스토바르는 NYT에 "이란이 요르단 강 서안에 무기를 전파시키면 가자지구만큼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네타냐후 실수...먼저 휴전 제의하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을 향해 먼저 하마스에 휴전을 제의할 것을 촉구했다. CNN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가자지구 전쟁 대처 방식에 대해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휴전을 요구하고 향후 6~8주 동안 이스라엘에 들어오는 모든 식량과 의약품에 대한 가자지구 공급을 허용하는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그간 바이든 대통령은 휴전과 인질 석방 등에 동의해야 할 책임이 하마스에 있다고 해왔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먼저 휴전을 요구해야 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급선회한 모양새다. 그는 지난 1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오폭으로 미국인을 포함한 국제구호단체 직원 7명이 숨지는 사건이 벌어진 이후 이스라엘을 향해 휴전을 더욱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공격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은 최근 가자지구 남부에서 병력을 철수한 것과 관련 "라파 공격을 준비하는 차원"이라고 이날 밝혔다. 앞서 이스라엘군이 지난 7일 가자지구 남부에서 1개 여단을 제외한 병력을 철수시키자 이스라엘이 라파 작전을 포기하거나 하마스와 휴전 협상에 진전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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