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1할7푼, 대신 3분의 2가 홈런… 감독의 기분은 어떨까

김효경 2024. 4. 10.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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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외야수 한유섬. 사진 SSG 랜더스

타율 0.170. 하지만 안타 중 3분의 2가 홈런이라면. SSG 랜더스 한유섬을 바라보는 이숭용의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10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둔 이숭용 감독은 "우리는 (한)유섬이가 홈런을 치면 거의 이긴다. 어제도 홈런이 나오는 걸 보고 이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한유섬은 전날 경기에서 2-2로 맞선 4회 말 선두타자로 나서 솔로홈런을 때렸고, SSG가 8-5로 이겨 3연패에서 벗어났다.

한유섬은 9일 기준 홈런 6개를 쳐 요나단 페라자(한화 이글스)와 함께 1위에 올라 있다. 올 시즌 친 안타가 9개인데 절반 이상이 홈런이다. 이숭용 감독 말대로 한유섬이 홈런을 친 5경기에서 SSG는 모두 승리했다. 홈런의 순도도 높았다. 동점에서 때려낸 홈런이 2개, 1점 앞선 상태에서 나온 홈런이 2개였다. 2점 앞선 상황에서 때려낸 만루포도 있다.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친 홈런은 가장 극적이었다. 지난 2일 경기 2-4로 뒤진 4회 말 역전 3점홈런을 쳐 경기를 뒤집었다.

SSG 랜더스 외야수 한유섬. 사진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은 "한유섬은 원래 콘택트가 정확한 타자는 아니다. 그래도 홈런이 계속 나오는 것을 보면 타격 밸런스가 나쁘지는 않다. 밸런스가 무너지면 홈런이 안 나온다. 경기를 진행할수록 타율도 올라갈 것이라 생각한다. 홈런은 결정적일 때 나오고 있다"고 했다.

사실 한유섬은 올 시즌 규정 변화로 고전하고 있다.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가 타자의 신장에 따라 높낮이가 조정되는데, 한유섬은 큰 키에 비해 타격자세가 낮기 때문이다. 이숭용 감독은 "한유섬은 타격 때 기마 자세다. 본인이 느끼기에는 높은 공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돼서 스트레스가 있었다"면서도 "점점 적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정적일 때 쳐주니까 긍정적인 부분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숭용 감독은 현역 시절 타율 0.281, 162홈런을 친 강타자였다. 그런만큼 타자의 심정을 잘 안다. 이 감독은 "홈런타자는 감독의 인내가 필요하다. 멀리 치는 게 더 어렵다. 스트라이크 존에 적응하고 타율이 올라가면 홈런도 더 많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 감독은 "처음엔 4번으로 기용할 거라 얘기해줬는데, 타순은 조정할 수 있다. 주전으로 꾸준히 기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유섬은 10일 경기 첫 타석에서도 선제 투런포를 터트렸다. 키움 에이스 아리엘 후라도의 컷패스트볼을 때려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시즌 7호 홈런을 때려내 단독 1위로 올라서면서 통산 1000경기 출장을 자축했다.

개막 전 중하위권으로 분류됐던 SSG는 연승과 연패를 거듭하며 3위(9승 6패)를 달리고 있다. 안정적이진 않지만 투타 모두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해내고 있다. 다만 이숭용 감독의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바로 선발이다.

이숭용 감독은 "(어깨 부상을 당했던)김광현이 계산대로 돌아왔다. 엘리아스도 좋다. 다만 다른 선발들이 조금 아쉽다"고 했다. 오원석, 박종훈, 로버트 더거가 아직 승리 없이 5패만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오원석이 비시즌에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어제 경기에서도 본인이 느낀 것이 있을 것"이라며 "더거는 지난 투구 영상을 보며 다시 연구하고 있다. 정말 열심히 시즌을 준비한 박종훈도 실제 경기에서 준비한 걸 잘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배영수 투수코치는 "더거의 경우 너무 핀포인트 제구를 하려고 했다. 무브먼트를 좀 더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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