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이닝 무실점, 1선발 같은 5선발···LG 손주영 성장은 원하던대로
이형석 2024. 4. 10. 11:45
15이닝 무실점, 평균자책점 1위.
LG 트윈스 왼손 투수 손주영이 지난 9일까지 올린 시즌 초반 성적표다. 손주영은 LG의 5선발 투수를 맡고 있다.
손주영은 지난 9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3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LG는 손주영이 내려가자마자 마운드에 오른 불펜 투수 3명이 모두 실점해 2-7로 졌다.
손주영은 올 시즌 개막 후 3차례 등판해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총 15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한 점도 주지 않았다. 9일 기준으로 'ERA 제로'는 손주영이 리그에서 유일하다.
유일한 흠은 제구력이다. 볼넷이 11개로 많다. 그러나 피안타율이 0.200으로 낮은 편이다. 득점권에선 피안타율이 0.059(17타수 1안타)로 더 떨어진다.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선발 야구'를 강조했다. 고우석(미국 진출)과 함덕주(부상) 등 핵심 불펜이 줄줄이 이탈함에 따라, "선발 투수가 6이닝을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케이시 켈리(평균자책점 4.00)와 임찬규(7.36) 최원태(5.28) 모두 부진하다. 에이스 디트릭 엔스는 개막 후 첫 두 경기를 잘 던졌으나 직전 경기서 4이닝 7실점(시즌 평균자책점 5.06)으로 무너졌다.
손주영의 이닝 소화력(평균 5이닝)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1선발 못지않은 위력을 선보인다. 특히 국내 선발진 중에는 그가 가장 압도적인 모습이다.
염경엽 감독이 올 시즌 마운드에서 가장 기대하는 자원 중 한 명이 손주영이다. 염 감독은 "손주영과 이상영이 각각 선발과 불펜에서 올라와주면 마운드 육성은 성공"이라는 청사진을 밝혔다.
손주영은 기대처럼 성장하고 있다.
손주영은 벤치의 세심한 관리도 받고 있다. 손주영은 지난 3일 NC 다이노스전 4-0으로 앞선 5회 초 교체됐다. 부상 등 특이사항이 발생하진 않았다. 이유는 투구 수 때문이다. 4회까지 볼넷을 6차례나 내준 탓에 91개의 공을 던졌다. 염경엽 감독은 "손주영은 등판을 원했지만 흐름상 승리 투수가 되려면 120개는 던져야 했을 것"이라며 "승리가 걸려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던지다가 망가지는 경우를 무수히 봤다. 완봉이나 노히트 노런 기록 때문에 120개 던진 후 그 시즌에 망친 투수들이 내 매뉴얼에는 80%다. 후유증이 꼭 있다"고 말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고, 손주영이 2년 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아 관리가 필요하다.
염 감독은 "가장 중요한 이유는 부상 방지다. 주영이는 그 1승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 20번이라는 (선발) 횟수가 남아 있다. 더 길게 봐야 한다. 거기서 끊는 게 주영이한테도 팀에도 좋은 거"라고 설명했다.
손주영은 지난해까지 통산 22경기에서 2승 6패 평균자책점 6.99를 기록했다.
염경엽 감독은 "국내 에이스로 키워야 할 선수 가운데 하나다. 170이닝 이상은 던지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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