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솔 PD 갑질 논란…"딸을 작가로 둔갑시켜 저작권료 챙겨"
방송작가들이 10일 '재방송료 갈취' 의혹과 '아빠 찬스' 논란이 불거진 예능 '나는 SOLO'(나는 솔로·SBS Plus, ENA)의 연출자 남규홍 PD를 향해 "작가들의 권리와 노동 인권을 무시하는 그의 갑질과 막말을 강력 규탄한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계약서 미작성 책임을 업계 관행으로 돌리는가 하면, 피해 작가에 2차가해하는 후안무치"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남 PD의 논란은 지난 9일 남 PD와 작업했던 작가들의 폭로로 시작됐다. 제보에 따르면 작가들은 한국방송작가협회 양식에 맞는 용역계약서를 요구했지만, 남 PD가 준 계약서에는 협회가 요구하는 저작권 관련 부분이 수정돼 있었다. 작가들은 협회로부터 재방송료를 지급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또 남 PD는 본인과 PD들, 그리고 딸의 이름을 작가 명단에 올린 것으로도 알려졌다. 일각에선 재방료를 노리고 일부러 명단에 올린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논란이 불거지자 남 PD는 "재방료를 주장하는 작가는 사실 재방료가 없다"며 "(재방료는) 한국방송작가협회 회원만 받을 수 있다"고 해명했다. 또 본인과 PD들, 딸을 엔딩크레딧 작가 명단에 올린 데 대해선 "PD들도 작가적인 일을 했으면 그 근거를 남기자는 것"이라고 했다. 계약서 수정에 대해선 "프로그램에 맞게 조항을 검토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방송작가지부는 '재방료는 방송작가협회 회원만 받을 수 있다'는 남PD의 주장이 "명백한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가입과 무관하게 재방료를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정한 방송작가협회 '저작물 신탁계약 약관'에 따르면 비회원 작가와 저작권사용료 지급을 위하여 신탁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표준계약서는 원고 저작권, 2차 사용과 전용 시 권리관계 등을 저작권법에 따라 명확히 하도록 정한다. 남 PD가 거짓말과 억지 논리로 표준계약서에 있는 저작권 관련 조항을 삭제한 불공정 계약서를 작가들에게 일방적으로 내밀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방송작가지부는 "굳이 내가 (작가들에게) 사과할 필요가 있나 싶다. 교통 법규를 지키지 않았는데 누구에게 사과를 하나? 벌금을 내는 거로 정리되는 게 아닌가?"라는 남 PD의 태도가 "예술인 권리보장이라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동료 작가들을 욕되게 하는 언사"라고도 비판했다.
또 '아빠찬스' 논란에 대해선 "딸과 자기 자신을 방송작가로 둔갑시켜 저작권료를 가로채려 한 파렴치함에 분노한다"며 "방송은 수많은 스태프들의 땀과 열정이 어우러진 협업의 결과물이지 '너만 솔로'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상처받은 피해 작가들과 실망한 시청자들께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하고 사태 수습에 나서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남 PD는 논란 이후 재방료 지급 문제와 관련해선 방송사와 협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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