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에…사과·배 농가 보험금, 3분의2가 서리 피해
2010년대 후반부터 과수 농가의 서리 피해(동상해)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이변으로 봄철(3월 하순∼4월 말) 서리 발생이 늘고 개화 시기가 앞당겨지면서다.
1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사과와 배 봄철 서리 피해로 지급된 보험금은 8633억원에 이른다. 이는 사과ㆍ배 농가에 지급된 총보험금(1조3697억원)의 약 3분의 2(63%)를 차지한다. 농작물재해보험 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해 봄철 서리 피해로 사과와 배 착과(열매가 달리는 것) 수량은 전년보다 각각 16.5%ㆍ31.8% 감소했다.
농작물에 서리가 내리면 조직이 얼어붙어 파괴되는데, 이는 과일 생산량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사과ㆍ배 관련 총보험금(2658억원) 중 착과 감소로 인한 보험금은 1684억원(63.4%)에 이른다.
‘냉해’로 불리기도 하는 서리 피해에 탄저병까지 겹쳐 작년 사과 생산량은 39만4000t으로 전년보다 30.3% 감소했다. 배 생산 역시 18만4000t으로 26.8% 줄었다. 이 여파로 올해 1분기 사과ㆍ배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크게 올랐다.
국립기상과학원과 한국외국어대 대기환경연구센터 연구에 따르면 기후 온난화로 봄철 서리 발생 빈도가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일부 지역에선 발생 빈도가 높아졌다. 이에 더해 기후 변화로 인해 한반도 기온이 상승 추세인데도 이상기후로 끝서리는 점차 늦어지고 있어 서리 발생 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기후 온난화로 개화기가 앞당겨지는 상황에서 과수는 꽃이 피면 추위에 잘 견디지 못한다. 개화기에 서리가 발생하면 꽃눈이 고사해 착과 수가 감소하고 착과가 되더라도 기형이 많아진다. 이에 따라 봄철 서리 피해 발생 가능성이 매년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농촌경제연구원은 분석했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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