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에 돌아온 시즌3, 어른들을 울렸던 이 영화
[양형석 기자]
지난 2001년에 개봉한 윤제균 감독의 장편 데뷔작 <두사부일체>는 조폭 코미디의 붐을 타고 서울에서만 122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2006년에는 주인공 계두식(정준호 분)이 교생이 되고 '큰 형님' 상중(김상중 분)이 학생이 된 속편 <투사부일체>가 개봉했다. 개봉 당시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투사부일체>는 전국 610만 관객으로 전편을 훨씬 능가하는 흥행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두사부일체>의 흥행신화는 3편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두사부일체>는 2007년 주요 배우들을 전면 교체해 급하게 3편 <상사부일체>를 제작해 개봉했다. 하지만 이성재와 손창민, 박상면 등이 주연을 맡은 <상사부일체>는 전국 94만 관객에 그치며 실망스런 성적을 기록했다. <상사부일체>외에도 <투캅스> <영웅본색> <터미네이터> <조폭 마누라> 등 3편까지 제작된 많은 영화들이 관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다.
▲ <토이스토리3>은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초로 세계흥행 10억 달러를 돌파한 작품이다. |
ⓒ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주) |
단 두 편으로 아카데미 2회 수상한 감독
1967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태어난 리 언크리치 감독은 학창시절부터 연기를 공부하다가 스티븐 스필버그, 조지 루카스, 로버트 저메키스 등 많은 영화인을 배출한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영화학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TV드라마에서 편집을 담당하며 경험을 쌓던 언크리치 감독은 1994년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입사했고 픽사가 제작한 대부분의 장편 애니메이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1995년 픽사의 첫번째 장편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의 편집에 참여한 언크리치 감독은 1998년 <벅스 라이프>, 1999년 <토이스토리2>, 2001년 <몬스터 주식회사>, 2003년 <니모를 찾아서>, 2006년 <카>까지 많은 작품의 편집에 참여했다. 특히 <토이스토리2>와 <니모를 찾아서>에서는 편집 총감독을 맡기도 했다. 그렇게 픽사의 주요 스태프로 일하던 언크리치 감독은 2010년 자신의 첫 연출작 <토이스토리3>를 공개했다.
2006년부터 원안을 공동으로 집필하며 제작에 들어간 언크리치 감독은 회사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토이스토리3>를 만들었고 <토이스토리3>는 픽사 애니메이션 최초로 아이맥스 3D로 개봉했다. 개봉과 동시에 관객과 평단의 엄청난 찬사를 받은 <토이스토리3>는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세계 흥행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까지 휩쓸었다(박스오피스 모조 기준).
2013년 <몬스터 대학교>와 2015년 <굿 다이노>의 기획에 참여한 언크리치 감독은 2017년 두 번째 연출작 <코코>를 선보였다. <코코>는 미국이 아닌 멕시코 문화를 묘사한 작품으로 기획 당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컸지만 안크리치 감독은 자신 있게 밀어 붙였다. 그리고 <코코> 역시 세계적으로 8억 달러가 넘는 흥행성적을 기록하며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다. <토이스토리3>에 이은 언크리치 감독의 두 번째 아카데미 수상이었다.
하지만 언크리치 감독은 2019년1월 25년 간 몸 담은 정든 픽사에서 퇴사했다. 언크리치 감독은 퇴사 인터뷰(?)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오랫동안 뒷전으로 밀려났던 취미를 즐기고 싶다"는 소박한 계획을 밝혔다. 물론 퇴사는 본인이 결정해야 할 문제지만 픽사는 언크리치 감독의 퇴사로 인해 단 두 편이었지만 만들기만 하면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보장하던 최고의 인재를 잃은 셈이다.
▲ <토이스토리3>는 <토이스토리> 시리즈와 함께 자란 세상의 모든 앤디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이다. |
ⓒ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주) |
28편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를 대표하는 단 하나의 프랜차이즈를 꼽으라면 역시 픽사의 오늘을 있게 한 <토이스토리> 시리즈를 들 수 있다. 1편으로 3억9400만 달러, 2편으로 4억9700만 달러의 흥행성적을 기록한 <토이스토리>는 3편 제작을 앞두고 픽사 내부에서도 우려가 적지 않았다. 10년 만에 만들어진 3편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1, 2편의 아름다운 추억까지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0년 6월 3편이 공개되자 관객들은 '왜 <토이스토리>가 2편 개봉 후 10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렸는지' 알 수 있었다. 꼬마였던 앤디가 대학생이 될 때까지 시간이 흐른 것처럼 <토이스토리>를 보고 자란 어린 관객들도 어른이 될 때까지 기다린 것이다. 그리고 <토이스토리3>를 통해 앤디가 느낀 감정을 오롯이 공감한 관객들은 <토이스토리3>에게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전 세계 10억 달러 수입이라는 흥행을 선물해줬다.
<토이스토리3>는 앤디 엄마의 실수로 앤디의 장난감들이 '써니 사이드'라는 탁아소로 보내지고 그곳에서 만난 새로운 빌런 랏소와의 갈등과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토이스토리3>에서도 랏소 일당에게 잡힌 버즈라이트이어가 랏소의 앞잡이가 되고 바비가 탁아소에서 켄을 만나는 등 '토이스토리 다운' 재미 있는 에피소드가 많이 펼쳐진다. 하지만 <토이스토리3>의 첫 90분은 마지막 10분의 '눈물버튼'을 위한 장치에 불과했다.
우여곡절 끝에 장난감을 다시 받은 앤디는 추억이 가득한 장난감들을 이웃인 보니에게 선물한다. 그리고 장난감마다 앤디의 '친구'로서 이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보니에게 설명한다. 특히 우디에 대해서는 "내 친구 중에서 가장 강인한 녀석이야. 무슨 일이 있던 간에 널 도와 줄거야. 나 대신 잘 데리고 있어줄 수 있지?"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힌다. 지금도 유튜브에는 <토이스토리3>의 엔딩을 보며 눈물을 훔치는 관객들의 리액션 영상을 많이 볼 수 있다.
<토이스토리3>를 통해 완벽한 엔딩을 보여준 <토이스토리> 시리즈는 다시 9년이 지난 2019년 4편이 개봉했다. <토이스토리3>에서 워낙 완벽한 마무리를 보여줬기 때문에 <토이스토리4> 역시 개봉 전부터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고 영화에 대한 평가 역시 호불호가 많이 갈렸다. 하지만 <토이스토리4>는 3편에 이어 또 한 번 10억 달러 흥행을 돌파하며 건재를 보여줬고 오는 2026년 6월에는 <토이스토리>의 5편이 개봉할 예정이다.
▲ 바비(왼쪽)와 켄의 이야기는 2023년 마고 로비와 라이언 고슬링 주연의 영화 <바비>로 다시 관객들을 만났다. |
ⓒ 한국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주) |
디즈니와 픽사는 스타배우들을 성우로 캐스팅하는 드림웍스에 비해 전문성우나 캐릭터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배우를 성우로 발탁하는 편이다. 하지만 <토이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우디의 목소리는 2년 연속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대배우 톰 행크스에게 맡겼다. 한 가지 재미 있는 사실은 수많은 흥행작을 남긴 톰 행크스의 커리어 흥행 1, 2위 작품이 바로 <토이스토리4>와 <토이스토리3>라는 점이다.
<토이스토리> 또 한 명의 주역 버즈 라이트이어의 목소리는 시트콤 <아빠 뭐하세요>와 영화 <산타클로스>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 팀 앨런이 맡았다. 코미디언과 배우, 성우, 감독, 유튜버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앨런은 <토이스토리>에서도 진지한 듯 유머러스한 버즈의 목소리를 잘 표현했다. 다만 2022년에 개봉했던 스핀오프 애니메이션 <버즈 라이트이어>에서는 앨런이 아닌 '캡틴 아메리카' 크리스 에반스가 버즈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토이스토리3>의 버려진 장난감들 중 유일하게 앤디가 아닌 앤디의 동생 몰리의 장난감이었던 바비는 미국 여자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 유명한 인형이다. 써니사이드 탁아소에서 켄과 만나는 바비는 애벌레 인형으로부터 버즈의 설명서를 회수하는 등 탈출과정에서 큰 역할을 담당한다. <토이 스토리>에서 바비의 목소리를 연기한 조디 벤슨은 디즈니 르네상스를 열었던 <인어공주>에서 에리얼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던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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