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회식' 확산, 웃지 못한 토종 위스키…오너 배당금만 두둑
위스키 시장 성장세…유흥시장 편중 '발목'
박용수 회장 오너 일가 배당금 늘어
지난해 위스키 시장이 선전한 가운데 국내 1위 로컬 업체 골든블루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주류 소비문화가 바뀌면서 회식이 줄어든 점이 유흥시장으로 판로가 편중된 골든블루의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위스키 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골든블루 포트폴리오의 다각화가 올해 실적 반등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골든블루의 영업이익은 498억5681만원으로 1년 전(512억9836만원)보다 2.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2241억5686만원으로 전년(2322억9952만원) 대비 3.5% 줄었고, 당기순이익 역시 397억18만원에서 314억1264만원으로 20.9% 감소했다.
실적이 감소했지만, 배당금은 확대됐다. 골든블루는 최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주당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12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90원보다 30% 인상된 금액으로 배당금 총액도 약 49억원에서 65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이번 배당 상향의 혜택은 대부분 박용수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에게 돌아간다. 현재 골든블루의 지분은 박 회장이 18.41%, 부인 김혜자 씨가 18.45%, 장녀 박동영 씨와 차녀 박소영 골든블루 대표이사가 각각 22.40%씩 가지고 있다. 이들 박 회장 일가의 지분은 총 81.66% 규모로 전체 배당금 65억원 중 53억원을 가져가게 된다.
지난해 국내 위스키 시장이 성장세가 이어졌지만, 골든블루가 부진한 배경으로는 주류 소비문화의 변화가 꼽힌다. 로컬 위스키는 과거부터 유흥시장을 중심으로 유통됐는데,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이후에도 회식 문화가 빠르게 축소된 것이 유흥시장 비중이 높은 로컬 위스키 업계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골든블루도 유흥시장으로 판매경로가 편중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트와 편의점 등에 입고를 확대하며 가정시장 비중을 끌어올렸지만, 유흥과 가정 시장 비중이 여전히 8대 2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위스키 열풍이 불면서 해외 업체들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골든블루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스코틀랜드 등 정통성 있는 위스키 생산국 업체들이 저가의 하이볼용 블렌디드 위스키부터 고가의 싱글몰트 위스키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선택지를 제시하며 국내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헤리티지가 부족한 로컬 위스키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이야기다.
골든블루도 수입 위스키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며 대응하고 나섰지만, 아직까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자체 위스키에 한참 못 미친다. 실제로 지난해 골든블루의 자체 위스키 제품 매출은 1980억원으로 1년 전(2071억원)보다 4.4%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해외 브랜드 위스키 상품의 매출은 88억원으로 전년(30억원) 대비 193.6% 증가하며 성장세를 보였다.
로컬 위스키의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골든블루의 실적 반등 여부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골든블루는 올해 대표 수입 위스키 브랜드인 카발란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싱글몰트 위스키 열풍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한정판 패키지 출시와 신규 라인업 강화 등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는 활동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또한 면세점 채널 확대 등을 통해 판로 확대에도 더욱 공을 들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자체 숙성 위스키를 다시 한번 선보이며 ‘K-위스키’ 선도 업체라는 타이틀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도 편다. 골든블루는 지난달 부산 기장에서 숙성한 ‘골든블루 더 그레이트 저니 포트 캐스크’를 출시했다. 지난해 8월 셰리 캐스크 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두 번째 제품이다. 다만 아직까진 위스키의 원액을 직접 증류하지 않고 국내에서 숙성만 진행한 제품인 만큼 이번 제품을 진정한 의미의 K-위스키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한편 골든블루는 지난 2월 박용수 회장의 차녀 박소영 부회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임명하고 2세 경영의 첫발을 뗐다. 2018년 골든블루에 합류한 박 대표는 골든블루의 주류 수입·유통을 담당하는 자회사 골든블루 인터내셔널의 대표도 겸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너일가의 지분이 80%가 넘는 만큼 박 신임 대표는 투자와 신사업과 같은 작업을 힘 있게 밀고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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