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원큐 재계약' 양인영, FA 시장 불 지폈다
[양형석 기자]
하나원큐와 양인영이 2024년 여자프로농구 FA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하나원큐 구단은 9일 공식 SNS를 통해 FA 자격을 얻은 센터 양인영과 계약기간 3년에 연봉 총액 3억 원(연봉 2억8000만 원, 수당 2000만 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양인영은 계약 후 "하나원큐에서 많은 기회를 받고 주전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구단에서 제 가치를 인정해 주시고 지원을 많이 해주셔서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느껴 재계약하게 됐다"며 "팀을 더 높은 곳으로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하나원큐의 붙박이 주전센터 양인영은 하나원큐와 3년 계약을 체결했다. |
ⓒ 하나원큐 여자농구단 |
하나원큐 첫 봄 농구 이끈 주전센터
숙명여고 출신의 양인영은 강이슬(KB스타즈)과 최이샘(우리은행 우리WON) 등을 배출한 2012-2013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신한은행 에스버드에 입단했다. 신한은행에서 제대로 기회를 잡지 못하던 양인영은 2016년 11월 신한은행과 삼성생명 블루밍스의 3대 3 트레이드에 포함되며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삼성생명에는 이제 막 전성기에 다다르며 삼성생명의 핵심선수로 성장한 배혜윤이 있었다.
그렇게 양인영은 삼성생명에서 배혜윤의 백업센터로 나서며 경기당 10분 내외의 출전시간을 소화했다.삼성생명에서 세 시즌 반 동안 활약한 양인영은 2019-2020 시즌이 끝난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고 계약기간 4년 연봉 1억2100만 원의 조건에 하나원큐로 이적했다. 양인영으로서는 더 많은 출전기회를 얻기 위한 이적이었고 하나원큐는 약점으로 지적되던 골밑을 보강하기 위한 영입이었다.
양인영은 하나원큐 이적 첫 시즌부터 팀의 주전센터로 활약하면서 9.2득점 5.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크게 돋보이는 성적은 아니었지만 삼성생명 시절 양인영의 최고 성적이 4.9득점 2.2리바운드(2019-2020 시즌)였음을 고려하면 비약적인 발전이었다. 그렇게 하나원큐의 주전센터로 자리잡은 양인영은 강이슬이 팀을 떠난 2021-2022 시즌 신지현에 이어 '2옵션'으로 활약하며 13.2득점 7.0리바운드로 생애 첫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했다.
고아라(우리은행) 이적 후 팀의 주장을 맡게 된 양인영은 2022-2023 시즌 9.1득점 7.7리바운드를 기록했고 1.2블록슛으로 김단비(우리은행 1.30개)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양인영이 골밑에서 고군분투했음에도 하나원큐는 두 시즌 동안 60경기에서 단 11승을 올리며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양인영과 하나원큐 선수들에게는 자칫 사기가 떨어지고 패배의식에 빠질 수 있는 결과였다.
하지만 하나원큐는 작년 FA 시장에서 김정은을 재영입했고 김정은이 팀의 주장이자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주면서 주장 양인영의 부담도 크게 줄었다. 양인영은 이번 시즌 12.8득점 7.8리바운드 1.6블록슛으로 골밑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줬을 뿐 아니라 3점슛까지 장착하면서 공격옵션이 더욱 늘어났다. 그렇게 양인영은 하나원큐의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에 크게 기여했고 개인적으로도 주전으로서 처음으로 봄 농구를 경험하게 됐다.
▲ 우리은행 챔프전 2연패의 주역 박지현은 이번 FA시장에서 실질적인 최대어로 꼽히는 선수다. |
ⓒ 한국여자농구연맹 |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1위 KB를 만난 하나원큐의 '봄 농구 나들이'는 단 3경기로 짧게 막을 내렸다. WKBL 최고의 선수 박지수를 상대한 양인영은 플레이오프에서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고도 9.7득점 6.0리바운드로 정규리그에 비해 성적이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양인영은 이번 시즌을 통해 하나원큐의 '대체불가자원'임을 재확인했고 하나원큐 역시 전성기 구간에 접어든 양인영에게 3년 계약을 안겼다.
양인영의 FA 계약이 더욱 의미가 있는 이유는 지난 5일 시작된 올해 FA시장의 포문을 연 첫 계약이었기 때문이다. 올해 FA 시장에는 이번 시즌 공헌도 2위 진안(BNK 썸)과 4위 박지현(우리은행), 6위 안혜지(BNK), 7위 양인영, 8위 김소니아(신한은행) 등 각 팀의 에이스급 선수들이 대거 FA자격을 얻었다. FA 시장이 열린 후 4일 동안 '눈치싸움'을 벌이던 각 구단이 양인영 계약을 계기로 본격적인 영입경쟁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FA선수 중 공헌도는 2위(전체 4위)지만 박지현은 이번 FA 시장의 실질적인 최대어로 꼽힌다. 물론 박지현은 데뷔 첫 FA자격을 얻었기 때문에 오는 14일까지 우리은행이 우선 협상권을 갖는다. 하지만 우리은행에는 박지현 외에도 최이샘, 박혜진, 나윤정 등 FA 선수가 많아 박지현 잔류에만 집중하기 쉽지 않다. 만 24세에 2개의 챔피언 반지를 보유한 박지현이 2차 시장에 나온다면 여러 구단이 불을 켜고 달려들 확률이 매우 높다.
현 시점에서 박지수 다음 가는 '리그 넘버2 센터' 진안 역시 최하위로 추락한 팀 성적과 별개로 이번 시즌 17.5득점(3위) 10.4리바운드(2위)로 2연속 '더블-더블 시즌'을 만들며 FA를 앞두고 가치를 한껏 끌어 올렸다. 지난 4일 WKBL 시상식에서 8관왕에 오른 박지수가 다음 시즌 본인의 바람처럼 해외진출에 성공해 WKBL을 떠난다면 다음 시즌 WKBL 최고의 센터로 평가 받을 진안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이다.
이 밖에도 이번 FA시장에는 2022-2023 시즌 득점왕 김소니아와 세 시즌 연속 어시스트 여왕에 빛나는 '패스마스터' 안혜지, 이번 시즌 우리은행 우승의 숨은 주역 박혜진, 최이샘, 삼성생명의 주전 포인트가드 신이슬 등 알짜배기 선수들이 즐비하다. FA 시장을 통한 선수들의 이적과 잔류, 그리고 보상선수 이적 등이 이어지면서 농구팬들은 시즌이 끝난 후에도 WKBL에 대한 관심을 거둘 겨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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