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크로우’ 글로벌 출시 한달...위메이드 진심 통했나

유채리 2024. 4. 10.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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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노믹스로 게임 외 재미 확보
“가상화폐 변동성은 숙제”
MMORPG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 이미지. 위메이드

위메이드 상반기 기대작인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이 출시된 지 한 달째다. 인기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으며 실적에도 기여하리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게임 본연의 재미에 더해 위메이드 강점인 가상화폐 생태계를 잘 구축했다는 평가에서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재미를 반감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9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의 동시 접속자 수가 40만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12일에도 정식 출시한 지 1시간 만에 동시 접속자 수 10만명을 넘어섰다. 위메이드는 일찍이 누적 매출 1000만 달러를 돌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르 4’ 글로벌과 비교해 10배에 달하는 매출이다.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은 정통 MMORPG로 13세기 유럽을 배경으로 한다. 가상 국가 ‘신 트리에스테 공국’에서 활동하는 밤까마귀 길드가 유럽 전역 통일을 목표로 활동한다는 세계관이다. 1000명 규모의 대단위 PvP(이용자 간 대결)와 지상과 공중을 넘나드는 글라이더 액션이 특징이다.

안정적이고 촘촘한 ‘토크노믹스’를 구축한 점이 흥행 이유로 꼽히고 있다. 게임의 재미를 확장했다는 평가다. 토크노믹스란 가상화폐 경제 생태계를 의미한다.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은 ‘크로우’라는 토큰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게임에서 거래나 퀘스트를 해결했을 때 얻거나 구입할 수 있는 다이아로 크로우를 발행할 수 있다. 크로우는 가상화폐인 위믹스로 바꿀 수 있어 게임 내 재화가 현실 경제로 연결되게 하는 핵심이다.

특히 대만에서 인기가 높은 것도 흥행 요인 중 하나다. 미래에셋증권은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 매출에서 대만이 차지하는 비중이 24%로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16%), 태국(11%), 필리핀(10%)을 상회한다. 국가별 다운로드 순위에서도 대만은 태국, 필리핀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다운로드 받는 국가가 고르게 분포돼 있다”며 “급격한 인플레이션도 나타나지 않으며 게임을 즐기려는 목적의 실수요가 높아 안정적인 흥행 장기화를 예상한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 역시 “동남아는 블록체인 연계 게임에 대한 수요가 높은 곳”이라며 “특히 대만은 한국과 이용자 성향이 비슷하고 MMO 수요가 높다. 게임 내 현금 결제에 거부감도 낮아 매출을 끌어오기 좋은 구조”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가상화폐 위믹스. 위메이드

증권가에서도 호실적 기대가 하나둘 나오고 있다. 나이트 크로우 확률형아이템 오표기와 갑작스런 대표 교체로 난항을 겪었지만, 돌파해나가는 모양새다. 임 연구원은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이 1분기 매출에 기여하는 정도는 적을 것”이라면서도 “박관호 신임 대표 체제의 비용 효율화가 더해져 실적 가시성을 높여줄 거라 기대된다”고 이야기했다.

NH투자증권 역시 마케팅 비용 등으로 1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하겠지만,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흑자를 달성하리라 내다봤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초기 성과가 양호하다”며 “올해 출시 예정인 다른 작품들도 좋은 성과를 거두리라 기대해도 좋다”고 밝혔다. 아울러 실적 개선은 물론, P2E(Pay to Earn) 게임 시장의 가능성을 재확인했다는 평가도 남겼다.

다만, 가상화폐 체제와 밀접하게 융합된 만큼 장기적인 흥행 가능성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가상화폐는 달러처럼 안정적이고 오랜 기간 신뢰가 쌓인 실물 경제에 기반을 두지 않았다. 그런 만큼 국가 정책이나 시장 흐름 등에 영향을 많이 받아 변동성이 크다.

위믹스도 위메이드 경영 체제 변화 등에 영향 받고는 한다. 4월 초에도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가 특별관계자에서 제외됐다 복귀한다는 소식에 위믹스 가격이 등락을 거듭했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변동성이 게임 내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기존 MMO 게임 문법에 충실했지만,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만의 강점을 꼽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P2E로 느끼는 재미도 부침이 생긴다면, 장기 흥행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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