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이 2300만원…마스터스 VIP 서비스에 '폰' 금지된 이유
진짜 VVIP 클럽은 버크맨스 플레이스
마스터스에 일주일에 2300만원짜리 호스피탈리티(VIP 접대) 상품이 나왔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이 새로 연 고급 호텔 시설인 맵&플래그(Map & Flag)다. 음식과 주류를 무제한 제공하고 일주일 대회 티켓을 주는 서비스다.
맵&플래그 클럽은 골프장 북문 밖에 위치했다. 넓이는 2415제곱미터, 약 730평이며 올해는 1층만 열고 내년부터는 2층까지 넓힌다. 이 클럽은 골프장 외부에 있으나 골프장과 연결되는 지하터널을 뚫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회가 열리는 일주일 이용 가격이 1만7000달러(약 2300만원)다. 하루에 328만원 꼴이다.
클럽 내엔 3개의 레스토랑이 있다. 음식도 주지만 스포츠 바의 성격이 더 강하다. 굳즈를 파는 숍도 있다. 80개가 넘는 TV를 통해 마스터스 대회의 각 장면을 볼 수 있다.
매일 오전 6시 30분에 개장해 경기가 끝난 후 1시간 뒤 문을 닫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두 먹을 수 있다. 다녀온 사람들은 “(완벽을 추구하는) 오거스타 내셔널답게 첫 해부터 깔끔하다”고 했다.
규제도 있다. 마스터스 대회에서 그러듯 사진 촬영이 금지된다. 핸드폰도 가지고 들어올 수 없다.
1만7000달러는 적정한 가격일까. 마스터스는 표를 구하기가 매우 어렵고 암표 가격이 하루에 1500달러를 훌쩍 넘는다. 일주일이면 푯값만 1만 달러가 넘으니 1만7000달러는 아주 비싼 가격은 아닌 듯하다.
오거스타 내셔널이 만든 호스피탈리티 시설이 여기가 처음은 아니다. 골프장 5번 홀 그린 뒤쪽에 있는 VIP 호스피탈리티 센터인 버크맨스 플레이스(Berckmans Place)다. 클럽하우스를 현대화한 버전의 빌딩으로 2013년 문을 열었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 7, 14, 16번 홀 그린을 복사한 퍼팅 그린이 있다. 마스터스처럼 흰색 점프슈트를 입은 캐디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퍼트 놀이를 할 수 있다.
건평 약 2530평의 건물엔 고급 레스토랑이 3개가 있으며 역시 다 공짜다. 음식이 매우 맛있고 다양하다. 미국에서는 꽤 비싼 굴 요리도 달라는 대로 준다. 비싼 싱글몰트 위스키가 수십 종이다. 이곳에서만 살 수 있는 한정판 기념품도 판다. 맵&플래그에 비하면 호화롭고 품격이 있다.
그러나 가격은 맵&플래그에 비해 싸다. 일주일권이 6000달러로 3분의 1 수준이다. 대신 아무에게나 팔지 않는다. 회원과 스폰서 등에게만 10장 이내로 판다. 시설은 매우 훌륭한데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일일권(일주일권이 아니라)이 5000달러 이상에 거래되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버크맨스 플레이스는 마스터스의 VIP를 위한 접대 시설, 맵&플래그는 상업 시설 성격으로 보인다.
마스터스는 골프 최고 대회로 자리를 잡으면서 오거스타 시에는 대회 기간 중 여러 기업이 건물을 임대해 VIP 접대를 위한 호스피탈리티 시설을 연다. 기업들로서는 이왕이면 티켓도 주고 마스터스가 공인한 서비스인 맵&플래그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마스터스는 홈페이지에 “상품 매장, 셰프가 영감을 받은 음식 컨셉의 다양한 음식과 음료, 야외 정원 등을 갖춘 맵&플래그는 손님들에게 마스터스의 모든 활동을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고객 경험을 제공합니다. 마스터스에서만 볼 수 있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너먼트입니다”라고 썼다.
오거스타=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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