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개기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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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아달라왕 시절인 서기 157년 동해 근처에서 연오가 해조를 따다가 갑자기 나타난 바위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왕이 됐다.
남편을 찾아 헤매던 세오도 같은 방식으로 일본으로 가 왕비가 됐다.
목민심서에 따르면 일식이 발생할 때는 왕이 소복으로 갈아입고 정전이나 월대 위에서 석고대죄하듯이 하늘에 용서를 비는 구식례를 치렀다.
1919년 5월 영국 천문학자 아서 에딩턴은 개기일식 때 태양 근처 별의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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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아달라왕 시절인 서기 157년 동해 근처에서 연오가 해조를 따다가 갑자기 나타난 바위를 타고 일본으로 건너가 왕이 됐다. 남편을 찾아 헤매던 세오도 같은 방식으로 일본으로 가 왕비가 됐다. 이후 신라에서는 해와 달이 빛을 잃는 일이 벌어졌고 세오의 비단으로 제사를 지낸 뒤에야 빛을 찾았다. 삼국유사의 ‘연오랑 세오녀’ 설화는 달이 태양을 가리는 ‘일식’을 다뤘다.
일식은 과거 경이와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중국 고대서부터 군주의 표상인 태양이 빛을 잃으면 재앙이 온다는 소문이 돌았다. 목민심서에 따르면 일식이 발생할 때는 왕이 소복으로 갈아입고 정전이나 월대 위에서 석고대죄하듯이 하늘에 용서를 비는 구식례를 치렀다. 왕들은 일식을 예측하고 역법을 계산하는 담당자를 둬 예식을 준비했다.
일식은 현대의 각종 역사에도 적잖은 영향을 줬다. 1948년 5월 10일은 해방 후 대한민국의 첫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원래는 전날인 9일이었는데 당일 금환일식(태양 테두리만 살짝 보이는 일식)이 예정되자 하루 연기했다. 투표 도중 돌연 해가 보이지 않으면 민심이 흉흉해질 것을 우려해서다. 일식이 한국 민주주의의 출발과 함께한 셈이다. 1919년 5월 영국 천문학자 아서 에딩턴은 개기일식 때 태양 근처 별의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별빛이 태양의 중력 때문에 휘어진 게 보였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증명된 순간이다.
8일(현지시간) 달이 태양 전체를 완벽히 가리는 개기일식이 북미 대륙에서 7년 만에 관측됐다. 멕시코부터 미국 텍사스주, 메인주까지 펼쳐진 자연의 장관에 대륙이 들썩였다. 개기일식에 맞춰 500쌍이 결혼했다. ‘핫플’에서 보기 위해 수백만명이 이동, 여행하면서 60억 달러(약 8조원)의 경기 부양 효과가 예상된다 한다. 한반도에서는 2035년 9월 2일 북한 지역인 평양과 강원도 고성 등을 중심으로 개기일식이 나타나는데 이는 148년 만이다. 11년 후 남북 관계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한국인들도 온전한 개기일식을 봤으면 한다.
고세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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