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 코리아’ 속지 마세요… 사칭 사기 피해 속출

김재환 2024. 4. 10.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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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온라인쇼핑 플랫폼인 '테무'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서 관련 사기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테무 한국지사를 사칭하며 결제를 유도하는가 하면 테무로부터 국내 물류 계약을 따냈다며 투자를 요구하는 수법까지 등장했다.

테무가 최근 국내에 설립한 법인은 '웨일코코리아유한회사'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테무를 빙자한 사기가 늘어나면 테무 이미지만 훼손될 것"이라며 "국내 사칭 사기 사건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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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원고료 지급” “계약 따냈다”
블로거·택배기사 200여명 돈 떼여
테무, 영향력 커진 만큼 조치 취해야
중국계 온라인쇼핑 플랫폼 ‘테무’를 사칭한 가짜 한국지사 홈페이지 모바일 사이트 모습.


중국계 온라인쇼핑 플랫폼인 ‘테무’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서 관련 사기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테무 한국지사를 사칭하며 결제를 유도하는가 하면 테무로부터 국내 물류 계약을 따냈다며 투자를 요구하는 수법까지 등장했다. 피해자들은 테무 광고를 자주 접하다 보니 사기를 의심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는 한편 테무가 고객 유치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사칭 사기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리뷰 전문 블로그를 운영 중인 박모씨는 9일 “최근 테무코리아라는 곳에서 연락이 와 체험단 활동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자신을 테무코리아 직원으로 소개한 A씨는 박씨에게 테무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구매해 리뷰를 작성하면 원고료를 지급하겠다고 설명했다. A씨가 제시한 원고료 지급 계약서에는 테무코리아라는 상호가 기재돼 있었다. 상품을 판매 중인 웹사이트 역시 테무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처럼 꾸며놨다고 한다.

하지만 박씨가 다시 확인한 결과 테무코리아라는 회사는 존재하지 않았다. 테무가 최근 국내에 설립한 법인은 ‘웨일코코리아유한회사’다. 심지어 해당 회사는 테무코리아라는 이름으로 리뷰 참여자를 모집하거나, 홈페이지를 운영한 적도 없었다.

박씨는 A씨로부터 300만원어치 상품을 구매한 뒤에야 무언가 잘못됐음을 인지했다. 박씨가 환불을 요구하자 A씨는 잠적했다. A씨에게 같은 수법으로 피해를 겪은 이들은 4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뷰 전문 블로그를 운영 중인 박모씨가 지난달 테무 직원을 사칭하는 A씨에게 받은 계약서. 박씨 제공


택배기사를 대상으로 한 사기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택배기사인 한모씨는 지난해 말 한 사업설명회에 참석했다. 주최 측은 자신들이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등과 계약을 맺어 국내 배송 사업에 나서게 됐다고 홍보했다.

택배기사들은 1명당 가입비 105만원씩을 냈다. 하지만 해당 업체는 테무와 상품 배송 계약을 맺은 적이 없었다. 한씨는 업체에 항의했지만 ‘계약이 늦어지고 있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가입비를 낸 택배기사만 200여명으로, 이들 중에는 거금을 들여 물류창고를 빌린 사람도 있다고 한다.

사칭 피해를 겪은 이들은 테무의 높은 인지도 때문에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박씨는 “요즘 유튜브나 인터넷 어디를 봐도 테무 광고가 많아서 쉽게 믿었다”고 전했다. 한씨도 “최근 택배 물량 중에 테무가 워낙 많아서 큰 회사라고 생각해 속은 택배기사들이 많다”고 했다.

사기 사례가 빗발치면서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테무 입점 업체를 모집하는 광고를 주의하라는 글도 공유되고 있다. 광고에는 ‘사용자 증가율 세계 1위 테무에서 글로벌 셀러를 모집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는데, 실제 테무 입점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보다도 테무 스스로 사칭 사기 예방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내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테무가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테무를 빙자한 사기가 늘어나면 테무 이미지만 훼손될 것”이라며 “국내 사칭 사기 사건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환 기자 j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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