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침체기 두 얼굴… K배터리 울고, 中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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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터리 업계가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침체와 중국산 전기차의 저가 공세로 고전하고 있다.
'K-배터리'의 부진 원인은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침체 시기)을 돌파하기 위해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CATL의 LFP 배터리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SNE리서치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수요 성장세 둔화가 본격화됨에 따라 오랜 기간 성장세를 이어오던 몇몇 업체들의 배터리 사용량이 지난해보다 역성장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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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中 ‘LFP배터리’ 채택 잇달아
CATL 시장 점유율 30% 이상 유일
한국 배터리 업계가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침체와 중국산 전기차의 저가 공세로 고전하고 있다. 반면 중국 배터리 기업은 주력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배터리 수출액은 19억7000만 달러(약 2조67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3%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한국 배터리 3사의 올해 1~2월 세계 시장 점유율도 23.8%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포인트 감소했다.
국내 1위 배터리 기업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에서 독립한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적자를 냈다.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15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2% 감소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 1889억원을 제외하면 316억원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2021년 3분기 이후 첫 적자다.
SK온 역시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 SK온 배터리를 장착하는 전기차의 판매량이 부진하면서 기존 적자 규모가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SK온이 올해 1분기도 적자를 내면 9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지난해보다 각각 2.65%, 34.4% 낮은 수준이다.
‘K-배터리’의 부진 원인은 세계적인 전기차 수요 둔화다. 세계 최대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1분기 글로벌 고객 인도량은 지난해보다 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판매량도 20.5% 줄었다. 더욱이 최근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저가 모델을 내놓으며 세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국산 배터리를 채택한 차들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다.
반면 중국 1위 CATL은 무서운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올해 1~2월 세계 시장에서의 CATL 배터리 사용량은 지난해보다 44.9%(35.5GWh) 증가하며 글로벌 1위 자리를 지켰다. 전체 배터리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30% 넘는 시장 점유율(38.4%)을 기록 중이다.
중국 기업들의 성장은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가격 낮추기 전략이 영향을 미쳤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침체 시기)을 돌파하기 위해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CATL의 LFP 배터리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테슬라 모델 3·Y, BMW iX, 메르세데스 EQ 시리즈, 폭스바겐 ID 시리즈 등이 대표적이다.
SNE리서치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수요 성장세 둔화가 본격화됨에 따라 오랜 기간 성장세를 이어오던 몇몇 업체들의 배터리 사용량이 지난해보다 역성장을 나타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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