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사분오열에 단일안 불투명… 총선 이후 의·정 ‘시계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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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전공의와 의과대학생, 교수 등이 참여하는 의료계 단일 목소리를 추진했지만 의료계 내부 반발에 부닥쳐 결국 취소하기로 했다.
의료계 단일안으로 정부와의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지면서 총선 이후에도 의·정 갈등 실타래가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에도 전공의가 의협을 중심으로 한 단일안 마련에 또다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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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 정작 대안은 제시안해
단일안 ‘백지화’나 ‘유예’ 가능성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전공의와 의과대학생, 교수 등이 참여하는 의료계 단일 목소리를 추진했지만 의료계 내부 반발에 부닥쳐 결국 취소하기로 했다. 의료계 단일안으로 정부와의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사라지면서 총선 이후에도 의·정 갈등 실타래가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은 9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최근 의협 회장 선거를 마치면서 대내외적으로 비대위를 흔들려는 시도가 있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비대위는 특정인의 의지에 의해 운영되는 조직이 아니다. 비대위의 결정은 곧 의사회원 모두의 뜻”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이 비대위 권한을 앞당겨 이양해 달라고 한 요청을 거부한 것이다.
지난 7일 의협 비대위는 의료계 단일 목소리를 추진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러면서 11일이나 12일 전공의와 의대생, 의협, 교수가 참여하는 기자회견을 계획했다. 하지만 임 당선인이 “조율하지 않은 내용”이라고 반발했고,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도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 없다”고 하면서 무산됐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가능한 한 한목소리를 들려드리고 싶었는데 이번 주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의료계가 사분오열하면서 단일안 도출은 더 미뤄지게 됐다. 애초 합동 기자회견 논의 자리에 박 위원장도 참석했지만 ‘유보’ 의견을 낸 뒤 대전협 내부 논의를 거쳤다고 한다. 대전협 비대위원장 혹은 전공의 개인 자격으로 참여하는 방안을 두고 논의했지만 내부 반대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공의들은 앞서 서울대 의대 비대위를 중심으로 교수들이 중재안을 제시했을 때도 호응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전공의가 의협을 중심으로 한 단일안 마련에 또다시 거부감을 드러낸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단일안을 낸다고 해도 의료계가 기존 입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 김 위원장은 이날 “통일된 목소리를 낸다고 해도 숫자를 제시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의대 정원 규모를) 늘릴지 줄일지 미리 결정하지 말고, 2000명 결정은 불합리하고 부당하니 충분히 시간을 들여 처음부터 다시 논의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단일안이 나오더라도 ‘증원 백지화’나 ‘유예’를 요구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배우경 서울대 의대 비상대책위 교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총선 이후 정부가 의대 증원과 더불어 전공의 처분이나 의대생 유급 문제를 강경하게 나간다면 의사들의 선택지는 하나만 남게 되기 때문에 갈등은 더 커질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유화책을 내놓으면 의사들 의견을 합치는 작업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재승 전국 의대교수 비대위원장은 “이 모든 것이 의료계가 ‘공통된 의견’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나 박선영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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