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북 “살아있는 문화유산 ‘해녀’를 지켜라”

줄어드는 해녀 양성·지원 팔 걷어
제주, 신규 양성 추진계획 확정
경북은 올해 정식 양성교육 시작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앞바다에서 한수풀해녀학교 교육생들이 물질 기술을 배우고 있다. 문정임 기자

우리나라에서 해녀 수가 가장 많은 제주도와 경북도가 살아있는 문화유산인 해녀 보전에 고군분투하고 있다. 제주도는 재정 지원 확대라는 당근책을 꺼내 들었고, 경북 울진군은 해녀는 물론 해남 양성까지 해녀 늘리기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제주도는 세계중요농어업유산인 제주해녀어업의 미래를 위해 신규 해녀 양성 추진계획을 확정해 본격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제주도는 어촌계와 수협 등 해녀 관련 단체와 민관 협업시스템을 구축하고, 신규 해녀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로 했다.

제주 해녀가 되기 위해서는 해녀학교를 졸업한 뒤 인턴을 거쳐 어촌계에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어촌계 입회비가 200만~1000만원, 수협 출자금은 200만~800만원에 이른다. 가입 신청을 해도 어촌계 총회 결정에 따라 거절될 수도 있다. 도내 해녀학교 졸업자 1150명 중 어촌계 가입 비율은 119명(10.3%)에 불과하다. 수입이 없는 인턴 기간도 어촌계별로 최소 1년에서 3년까지다.

해녀가 되기 위한 시간과 경제적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제주지역 신규 해녀 수는 은퇴 해녀 수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2019~2023년 신규 해녀는 171명, 같은 기간 은퇴 해녀는 663명이었다.

제주도는 해녀의 신규 진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가입 절차 완화, 가입 우수 어촌계 재정지원 강화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신규 해녀에게 월 50만원씩 3년간 지급하는 초기 정착금 지원 연령을 40세 미만에서 50세 미만으로 확대하고, 인턴해녀들에게는 잠수복을 지원하기로 했다. 물질기술 전수를 담당하는 강사 해녀에게는 교육 수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현재 2곳인 해녀학교도 내년에 1곳 더 늘릴 계획이다.

해녀학교 교육과정을 표준화하고, 해녀공동체 이해 교육과정도 새롭게 운영키로 했다.

경북 울진군은 사라져 가는 해녀문화를 지키기 위해 해남·해녀 양성에 나섰다. 울진군은 지난해 10월 해남해녀교육을 시범운영한 데 이어 올해 정식으로 양성교육을 시작했다. 울진군은 2일까지 진행한 1기 교육생 모집에 61명의 지원자를 받고 최종 30명을 선발했다. 선발된 교육생 중 18명은 남성이다.

해녀 수가 가파르게 감소하면서 지난해 경북 동해안 해녀들은 경북도해녀협회를 출범시켰다. 경북도해녀협회는 앞으로 청년들에게 해녀 어업을 전수하는 해녀학교 운영 등 경북지역 해녀 보전을 위한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지난해 기준 경북도에서 활동하는 해녀는 1245명이다.

제주·울진=문정임 안창한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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