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플렉스 시즌5] “금수저도 하나님이 밀어주는 ‘하늘수저’ 못 당하죠”
이화여대 경영대에는 기도 모임인 ‘비저너리’가 있다. 이 모임의 담당자는 다름 아닌 경영대 수장인 박성연(59·여의도침례교회 집사) 경영대학장이다. 그는 이대 교수로 부임하면서 시작한 이 기도 모임을 지금껏 이끌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서대문구 학교 경영대 학장실에서 만난 박 학장은 “청년들이 부모를 잘 만난 ‘금수저’보다 하나님이 밀어주는 ‘하늘수저’를 소망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2월 이대 경영대학장과 경영전문대학원장으로 취임했다. 한 달 뒤인 지난 3월엔 학생과 교수, 교직원, 동창회 선교부 회원을 초대해 경영대 개강예배를 드리며 새 학기를 시작했다. 박 학장은 “경영대 창립 60년 역사 이래 첫 개강예배였다”며 “경영학 이론처럼 이대 경영대의 지배구조 우선순위를 회복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2년 임기 동안 일의 우선순위도 재설정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봉을 많이 받는 청년 리더를 배출하는 것보단 선한 영향력으로 세상을 유익하게 만들 수 있는 일꾼을 길러내고 싶다”고 했다.
박 학장은 캠퍼스 선교에 진심이다. 일주일에 한 번 40여명이 모이는 기도 모임인 ‘비저너리’를 26년째 주최하고 있다. ‘하나님의 비전을 품은 사람’이라는 뜻의 모임엔 첫 2년은 박 학장 말곤 회원이 한 명도 없었다. 그는 “개척교회 목회자의 마음을 조금 알겠더라”며 “한 영혼을 소중하게 지켜내는 인내의 시간을 겪은 뒤 하나님께서 축복해주신 덕분에 해외에 살거나 다른 학교에 다니는 학생뿐 아니라 졸업생, 직장인이 함께 모여 기도하며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초등학생 시절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었다. 비교적 빠른 시작이었지만 신앙 성장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그는 “하나님을 알아가고 말씀을 깨닫는 건 마치 끝없는 계단을 올라가는 것 같다”며 “하나님께서 저를 10년 주기로 다르게 훈련하셨다”고 고백했다. 10대가 인격과 내면을 깎는 시간이었다면, 20대는 해외 유학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하나님만 의지하는 믿음 훈련이었다고 박 학장은 회고했다.
그는 “모교인 이대로 돌아와 강단에 선 30대는 겸손과 인내를 배우게 하셨다”며 “특히 40대는 사랑이 없고 편협한 사람임을 깨닫게 하고 그리스도의 사랑을 품는 훈련을 시키셨다”고 반추했다. 그는 당시 하나님께 ‘내 힘으로는 큰 사랑을 만들 수가 없다. 그 사랑을 부어달라’고 기도했고, ‘내가 너무 사랑하고 아끼는 딸들이다. 그러니 네가 사랑으로 양육해라’는 마음을 받게 됐다. 그때부터 박 학장은 출석부를 두고 학생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그 무렵 캄보디아에 학교를 세우고 선교사를 파송하는 교육선교단체 아시아교육봉사회를 설립하는 데 참여했고 현재는 부회장으로 섬기고 있다.
그는 청년들에게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발견하는 데 힘쓰라고 조언했다. 박 학장은 “사명을 찾는 것은 인생이라는 집을 지을 때 집터가 되는 기초를 닦는 일처럼 중요하다”며 “이 땅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내 인생의 주어진 숙제는 무엇인지를 먼저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노예제 폐지 운동을 이끈 인물인 윌리엄 윌버포스(1759~1833)의 삶을 언급했다.
그는 “(윌버포스는) 50년 가까이 기독교 가르침에 반하는 노예제를 반대하며 온갖 수모를 당했지만 이를 굽히지 않았다”며 “기독교인은 그처럼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다음세대인 청년들이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과 하나님의 공의를 동시에 품고 하나님이 부어주신 지혜 안에서 세상을 이롭게 하고 사회 구성원들에게 유익함을 줄 수 있게 되길 소망했다.
박 학장은 인스타그램 등 SNS가 대중화돼 비교가 만연한 사회에서 청년들에게 ‘감사 연습’을 하길 권면했다. 그는 “주어진 것에 대해 감사할 줄 알아야 내 안에 기쁨이 생긴다”며 “세상의 이야기가 들리는 이어폰을 빼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끊임없이 하시는 말씀에 귀 기울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요즘 ‘머리 좋은 사람이 부모 잘 만난 사람 못 당하고, 부모 잘 만난 사람은 잘 풀리는 사람 못 이긴다’는 우스갯소리를 자주 듣는다고 했다. “아무리 부모를 잘 만난 금수저라도 잘 풀리는 사람, 다시 말해 하나님이 밀어주시는 하늘수저를 이길 수는 없습니다. 가장 값비싼 다이아몬드수저랄까요. 청년들이 모든 게 하나님의 주권에 있다는 것을 깨닫길 기도합니다.”
“유학생들에 복음 전하고 주의 일꾼으로 세우는 캠퍼스 복음 사역에 헌신”
크리스천 과학자인 조병진 카이스트 교수는 카이스트 내 외국인 학생을 위한 국제교회인 KIC(KAIST International Chapel)와 캠퍼스 국제교회를 연결하는 CICA(Campus International Church Association)를 설립해 캠퍼스 복음 사역자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박 경영대학장은 “해외로 나가는 선교도 중요하지만 한국에 온 수많은 외국 학생에게 복음을 전하고 제자 삼고, 이후 자국으로 돌아가 교회를 세우도록 주의 일꾼들을 키우는 캠퍼스 선교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 조 교수는 그런 사명으로 열심히 씨를 뿌리고 제자를 키우고 있다”며 차기 인터뷰 주자로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조 교수는 고려대 전자공학과(학사), 카이스트(박사)를 거쳐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 반도체연구소 팀장을 맡은 뒤 싱가포르 국립대에서 10년간 교수를 지냈다. 2007년부터 카이스트 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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