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한민국의 미래, 오늘 당신의 한 표가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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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집권 23개월 중간평가이자
야당의 수권 능력 역시 중요한 투표 기준
“최선 없으면 차선”의 판단과 참여 소중해
윤석열 정부의 항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오늘 실시된다. 이미 지난 5~6일 진행된 사전투표는 역대 총선 최고치인 31.3%를 기록했다. 그러나 뒤집어 보면 아직 유권자 10명 중 7명 가까이 투표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선거는 민주주의 시스템을 유지하는 주춧돌이자 운영 원리다. 그래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는 국민의 권리이면서 동시에 의무로도 여겨진다. 우리는 왜 반드시 투표해야 하는가.
첫째, 국회의원 총선에서 정직하고 합리적인 후보를 많이 뽑아야 국가 발전이 촉진된다. 국회는 법을 제정하고 정부를 견제·감독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국회의원들이 유능해야만 정부의 일탈을 따끔히 지적하고, 민의가 잘 반영된 입법을 할 수 있다. 반대로 무능하고 정파적인 의원이 많아지면 국회는 오히려 국가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만다. 22대 국회를 어떤 수준의 의원들로 채울지는 오늘 유권자들의 손에 달렸다.
둘째, 선거는 중요한 정치·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계기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치 노선이나 정책 방향은 국민의 의사를 수렴해야 하고, 선거를 통해 민의가 확인되면 그에 맞춰 국가 운영 방침이 바뀌게 된다. 대통령 선거는 정권 운영의 주체를 직접 결정하는 선거지만, 국회의원 총선도 국회 다수당이 누가 되느냐를 가려 국가의 장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번 총선에서 비명횡사·막말·도주대사·대파 등의 정치적 논란 때문에 제대로 부각되지 않았지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상당히 다른 정책 노선을 표방하고 있다. 실제로 외교안보·조세·에너지·노동·젠더 등의 공약을 보면 양당의 입장 차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총선 결과에 따라 제반 분야에서 여러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셋째, 내가 낸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를 잘 감시해야 하기 때문에 투표 참여가 절실하다. 2024년 정부 예산은 656조원에 달한다. 정부가 이 막대한 돈이 낭비 없이 효과적으로 잘 사용했는지는 국회가 감시한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는 총선에서 예산 감시원을 뽑는 셈이다. 납세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선 꼭 투표에 참여해 누가 제일 훌륭한 예산 파수꾼이 될지를 판정해야 하는 이유다.
넷째, 투표율이 높아져야 국회의 대표성이 커진다. 대선에서 총유권자 대비 득표수가 정권의 안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국회의원 총선에서도 투표율이 높아야 대의민주주의에 한층 더 정당성이 실릴 것이다.
이처럼 투표는 민주주의 시스템에서 공공선(Common Good)을 구현하는 데 가장 유용한 도구다. 22대 총선은 기본적으로 정부 집권 23개월에 대한 중간 평가이자 향후 국정 방향에 대한 국민의 뜻을 묻는 이벤트다. 유권자들이 윤석열 정부가 여러 문제는 있지만 기본적인 정책 노선은 옳다고 보고 재신임할지, 아니면 기존의 국정 플랫폼을 허물고 전면적인 재건축을 촉구할지에 따라 향후 국정 운영 방향이 결정될 것이다.
동시에 이번 총선은 야당의 수권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장이기도 하다. 이번 총선 기간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대체할 비전과 자질을 보여줬는가. 이 부분 역시 유권자의 중요한 투표 기준이 될 것이다. 유권자들이 냉철한 판단력으로 최선이 없으면 차선이라도 선택하는 참여의 확대로 한국의 미래를 결정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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