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CPI 발표… 페드워치 2.7% “올해 금리인하 없다”

김철오 2024. 4. 1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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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9시30분 美 3월 CPI 발표
전년比 3.4%·근원 3.7% 상승 전망
99.9%는 “차기 FOMC 금리 동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해 3월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AP뉴시스

미국에서 3%대 횡보를 이어온 인플레이션이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까.

미 노동통계국이 10일 밤 9시30분(한국시간·미 동부시간 오전 8시30분)에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한다. 2022년 6월 9.1%로 정점을 찍고 2년 가까이 둔화한 미국의 헤드라인(전년 동월 대비치) 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3%대에서 횡보했다.

상승률은 지난해 5월 4.0%로 집계된 뒤 같은 해 6월 3.0%, 7월 3.2%, 8~9월 3.7%, 10월 3.2%, 11월 3.1%, 12월 3.4%, 올해 1월 3.1%, 2월 3.2%로 각각 나타났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목표치인 2%대보다 여전히 높지만, 9개월간 3%대를 벗어나지도 않았다.

미국 금융·증권가와 언론들은 끈적끈적하게 눌어붙어 천천히 떨어지는 것처럼 나타나는 지금의 물가 추세를 ‘스티키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이라는 말로 묘사한다.

CPI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갈수록 줄어들지만, 연준의 통화정책 판단에서 근거로 제시될 수 있다. 연준은 2021년 11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부터 이듬해 3월 기준금리 인상을 거쳐 현재까지 이어진 긴축 국면에서 물가‧고용 관련 지표를 통화정책 결정의 근거로 사용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최근 20년간 월별 헤드라인 상승률 그래프. 미 노동통계국은 직전인 올해 2월 헤드라인 CPI 상승률을 3.2%로 집계했다. 미 노동통계국 홈페이지

이제 3월 CPI가 공개된다. 미국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연은)은 9일 오후 6시 기준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에서 3월 헤드라인 CPI 상승률을 3.41%, 근원 CPI 상승률을 3.73%로 각각 전망했다. 근원 CPI는 큰 변동성을 나타내는 에너지·식료품값을 제외한 물가지수다.

클리블랜드연은의 3월 CPI 전망치에서 전월 대비 상승률은 0.34%, 근원의 경우 0.31%로 각각 제시됐다.

다른 기관 전망치도 크게 다르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월 CPI 전년 대비 상승률에 대한 전문가 전망치로 3.4%, 근원 CPI 상승률의 경우 3.7%를 제시했다. WSJ의 전월 대비치는 근원까지 모두 0.3%를 가리켰다.

클리블랜드연은과 WSJ 전망치에서 모두 헤드라인 CPI 상승률은 직전월보다 0.2% 포인트 늘어나는 것으로 나왔다. 지난 9월 3.7%를 기록한 뒤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게 되는 셈이다.

주목할 것은 근원 CPI다. 근원 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직전인 2월에 3.8%로 집계됐는데, 3월 전망치대로라면 0.1% 포인트 내려가 완화된다. 원유를 포함한 자원 가격 상승이 미국 소비자물가에 얼마나 반영됐는지가 관건이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입회장에서 지난 5일(현지시간) 한 트레이더가 지수와 주가를 확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CPI가 전망치에 부합하거나 상회하면 연준의 통화정책은 신중론 쪽으로 더 기울게 된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열린 ‘2024 비즈니스, 정부와 사회 포럼’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더 큰 자신감이 필요하다”며 “최근 물가 지표가 단순한 요철(bump) 이상의 의미를 갖는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해 7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인상한 뒤 지난달 회의까지 5회 연속으로 동결했다. 올해 초만 해도 ‘연내 3회 금리 인하’가 거론됐지만, 지금은 연준과 시장 참가자 모두 그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30일부터 5월 1일까지 진행되는 차기 FOMC 회의에서 압도적인 비율로 금리 동결을 전망하고 있다. 그 이후 5차례 남은 회의에서 오는 11월 미 대선 전후의 정국까지 고려하면 3차례 금리 인하는 쉽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다.

미국 연방기금 선물시장의 기대치를 나타내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기준금리 전망에서 한국시간으로 9일 오후 6시 현재 동결 전망은 차기 99.9%, 6월 48.8%, 7월 29.7%, 9월 11.0%, 11월 7.1%, 12월 2.7%의 지지를 받았다. 시장 참가자의 2.7%는 올해 안에 금리 인하가 없거나 조정된 뒤 지금의 수준으로 돌아온다고 본 셈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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