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서 시작, 용산서 끝낸 유세... 이재명 "10일은 심판하는 날"
[조혜지, 유성호 기자]
▲ 22대 총선 마지막 유세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과 강태웅 용산 후보, 서영교 중랑구갑 후보가 9일 오후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정권심판·국민승리 총력유세에서 참석해 총선승리를 다짐하며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
ⓒ 공동취재사진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다시 서울 용산역 광장에 섰다. 지난달 28일 선거운동을 시작한 장소도 같은 곳이었다. 이 대표는 9일 오후 7시 45분께 강태웅 민주당 용산 후보와 함께 유세차에 올라 40여 분간 22대 총선 마지막 유세 연설을 이어갔다. 메시지는 시작도 그랬듯, 처음부터 끝까지 '심판'에 집중됐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겨냥한 '책임'이라는 단어는 23번 언급됐다. 이 대표는 유세 첫 포문으로 "주권자의 이름으로 승리할 준비는 다 되셨나"라고 외치면서, 4.10 총선거일을 "심판하는 날"로 명명했다.
▲ 이재명, 용산 집중유세 “내일의 투표용지는 옐로카드 경고장” #shorts ⓒ 유성호 |
동시에 용산에서 발생한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상기했다. 그는 "용산에서 (선거운동을 마무리) 하는 이유는 이태원참사를 포함해 국민 안전을 방기한 정권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이웃들의 억울한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다시는 그러한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번에는 확실히 책임을 물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사에 대한 법적 책임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윤리적, 도덕적, 정치적 책임은 최소한 지금이라도 져야하는 것 아니냐"는 것. 이 대표는 이어 "국회 다수 의석으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만든 것도 저지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거부권을 남발하고, 여당은 소수당임에도 법사위를 장악해 권한을 남용하며 국민의 뜻을 어기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한 "반드시 책임을 물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실패한 정권은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을 여러분이 확실하게 해 달라"고 강조했다.
"칼틀막, 입틀막, 그리고 파틀막까지... 이 역시 경제문제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 예측이 어려운, 공정하지 못한 법률이 사람에 따라 다르게 적용되는 불안정한 나라에 투자하겠나."
메시지 수신 대상은 지지층은 물론 박빙 지역의 승패를 가름할 중도와 보수 진영까지 확대됐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 주로 '경제 파탄'에 초점을 뒀다. 경제 상황을 직격하는 동시에, 외교·민주주의·안보 문제 또한 경제 위기의 원인으로 짚었다. 이 대표는 "내일 우리가 받아들게 될 투표용지는 바로 옐로카드 경고장"이라면서 "모든 방면에서 경제가 나빠질 수밖에 없도록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데, 잘못된 길을 가지 않도록 여러분이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특히 "윤석열 정권의 성공을 바란다면 더더욱 잘못된 길을 가지 못하도록 함께 경고해 줘야한다"면서 "그게 진정한 중도이고 보수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투표를 포기한 일부 중도 또는 보수층에 '심판 투표'를 호소한 것이다. 그는 "빈말이 아니고 이재명 조차도 윤석열 대통령의 성공을 바란다. 그게 국민에게 유익해서가 아니다"라면서 "그들이 미워서 우리가 이겨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국민 삶을 옥죄니 방향을 바꾸고 더 나은 길로 가자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중도층을 겨냥한 메시지는 계속 이어졌다. 이 대표는 "맡겨진 권력으로 국민들의 삶을 해친다면 권력의 일부라도 회수해야 한다"면서 "레드카드는 이르겠지만 최소한 옐로우카드로 정신 번쩍 들게 해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여권의 '반성 전략'을 경계했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 수없이 국민 삶을 망친 대가로 심판을 받을 때가 되면 '한 번만, 이번 한 번만' 하면서 위기를 넘겨 왔는데, 실제로 그들이 행동과 태도를 바꿨나"라면서 "유효기간 하루밖에 안 남은 그런 가짜 눈물, 가짜 사과에 결코 속지 마시라"고 요청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정권심판·국민승리 총력유세에서 강태웅 용산구 후보와 함께 손을 들어보이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 유성호 |
줄곧 힘준 말은 '초박빙' 지역에 대한 '한 표' 호소였다. 이 대표는 "이번 총선은 유난히 박빙지역이 많은데, 여야 모두 50석 내지 60석 정도가 결과를 알 수 없다고 한다"면서 "단 몇 표 차로 승부가 날 곳이 너무 많다"고 했다.
이 대표는 강릉을 포함해 경남 진주갑, 인천, 여주 양평 등 보수 강세 경기도 지역, 일부 충청도 지역 등 지역구 이름을 줄줄이 열거하며 "이번에는 한 표, 한 석이 너무 귀하다. 열 표로 승부날 곳이 너무 많을 거다"라고 읍소했다. 마무리 유세로 낙점한 용산에 대해서도 "내 한 표를 잘 찍는 게 아니라 (주변에 호소해) 악착같이 찍어야 이긴다"고 했다.
다만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영호 의원은 '한강벨트' 상승세를 말했다. 그는 "용산 강태웅이 내일 국회의원이 되는 날이다"라면서 "용산을 시작으로 반드시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다는 보고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대신 후보는 고개를 숙였다. 강태웅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용산에는)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실이 있다. 신 정치 1번지라고도 하지만, 심판 1번지가 바로 용산"이라면서 "용산은 아직 박빙 중 박빙으로 대한민국이 제대로 세워지도록 소중한 한 표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날 민주당 마무리 유세 현장에 참여한 지지자들은 '심판'을 상징하는 물품들을 손에 들고 응원전에 나섰다. 뜨개질로 만든 대파 열쇠고리며 대파 볼펜, 실제 쪽파까지. '몰빵'을 상징하는 식빵 머리띠를 쓴 지지자도 있었고, 종이봉투에 'Dior' 글씨를 써붙인 이도 있었다.
유세 시작 전에는 채상병 사망 사건 은폐 및 박정훈 대령 수사 외압 의혹의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는 해병대 예비역 10여 명이 유세차 아래 도열했다.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전국연대(전국연대) 회장은 이날 "이제 총선이 끝나면 채상병 특검이 국회에서 다뤄질 텐데, (윤 대통령은) 또 다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그런 꼴을 볼 수 없어 이곳에 자리했다"고 했다. 그는 "이제 대통령 거부권을 국민들이 거부해야 할 때다"라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거부하자"고 외쳤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정권심판·국민승리 총력유세에서 한 지지자로부터 꽃다발을 선물 받고 있다. |
ⓒ 유성호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정권심판·국민승리 총력유세에 참석해 손을 들어보이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 유성호 |
▲ 해병대예비역연대 소속 회원들이 9일 오후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권심판·국민승리 총력유세에 참석해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특검을 촉구하고 있다. |
ⓒ 유성호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정권심판·국민승리 총력유세에서 후보자들과 함께 총선 승리를 다짐하자, 지지자들이 휴대폰 조명을 밝혀 연호하고 있다. |
ⓒ 유성호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정권심판·국민승리 총력유세에 참석해 총선승리를 다짐하자, 지지자들이 연호하고 있다. |
ⓒ 유성호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린 정권심판·국민승리 총력유세에 참석해 총선승리를 다짐하자, 지지자들이 연호하고 있다. |
ⓒ 유성호 |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대한민국 지켜달라"는 한동훈 말에 지지자들 "이재명 감방!"
- 광화문 택한 조국의 마지막 연설 "박근혜 끝낸 이곳, 윤석열도..."
- "이 비의 끝에 무지개 뜰 것"... 마지막 유세 끝낸 녹색정의당
- 한동훈 손잡은 나경원의 읍소 "이재명·조국, 나 진짜 미워해"
- 이태원 유족의 호소 "권영세가 다시 되는 것, 그것만은 막아주세요"
- 사막에 또 '만리장성' 쌓는 중국, 이유가 놀랍네요
- 경의선숲길에 나타난 대학생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 김건희 여사, 사전투표했지만... 대통령실은 발표 안 해
- "아빠, 여기 무서워서 못 있겠어요..." 통화 이틀 후 세상 떠난 아들
- 충청에서 자민련 기록 넘보는 민주당, 초접전지 3곳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