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차 쉬고 있던 삼성 김지찬…깜짝 대타로 나와 롯데 울렸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김지찬은 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수비를 하다가 펜스와 조금 강하게 부딪혔다. 오늘까지는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휴식일 동안 타박상 여파를 지우지 못한 김지찬은 이날 롯데전 라인업에서 빠졌다. 일찌감치 훈련만 소화한 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휴식시간은 오래가지 못했다. 결정적인 순간 김지찬의 방망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김지찬은 이날 삼성이 0-1로 지고 있던 6회초 1사 1, 2루 공민규 타석에서 대타로 나와 큼지막한 3점홈런을 터뜨렸다. 롯데 선발투수 나균안의 시속 143㎞짜리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신장 163㎝으로 KBO리그 최단신 선수인 김지찬은 장타를 때려내는 타자가 아니다. 2020년 데뷔 후 통산 홈런은 이전까지 단 3개. 2020년과 2021년 1개씩 터뜨렸고, 지난해 1개를 추가했다. 올 시즌에도 ‘당연히’ 홈런은 없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 터진 이 홈런은 상대에게 치명타가 됐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나균안은 후속타자 김재상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강판됐다. 이어 구승민이 올라와 김현준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김헌곤에게 우월 2점포를 허용했다. 1-0 스코어가 일순간 1-5로 변한 6회였다.
이후 경기는 삼성의 흐름이었다. 나균안와 구승민을 무너뜨린 삼성은 원태인이 6회까지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이어 김태훈이 7회를 무실점으로 막아 5-1 리드를 유지했다.
승기는 9회 마지막 공격에서 굳혔다. 선두타자 김헌곤이 바뀐 투수 한현희로부터 볼넷을 골라낸 뒤 구자욱이 우전안타를 때려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이어 데이비드 맥키넌이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김재혁이 내야를 빠져나가는 우전 적시타를 터뜨려 6-1로 달아났다. 계속된 1사 1, 2루에선 김영웅과 김지찬이 나란히 1타점 우전 적시타를 추가해 리드를 8-1로 벌렸다.
김지찬이 3타수 3안타 4타점, 김헌곤이 3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활약한 삼성은 8-1로 롯데를 잡고 3연승을 달렸다. 선발투수 원태인은 6이닝 1실점으로 올 시즌 첫 번째 승리를 신고했다.
한편 같은 날 창원에선 KT 위즈가 NC 다이노스의 4연승을 저지했다. 0-1로 뒤진 5회 무사 1, 3루에서 문상철이 1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린 뒤 후속타와 상대 실책을 더해 대거 5점을 뽑아 전세를 뒤집은 뒤 6-1로 이겼다. 인천에선 SSG 랜더스가 키움 히어로즈의 7연승 행진을 중단시켰다. 5-5로 맞선 8회 3점을 내 8-5로 이겼다.
잠실에선 두산 베어스가 한화 이글스를 5-3으로 눌렀고, 광주에선 KIA가 LG 트윈스를 7-2로 제쳤다.
전국 5개 구장에서 모두 경기가 열린 KBO리그는 올 시즌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사직 1만5076명, 창원 4918명, 인천 9468명, 잠실 2만3598명, 광주 1만1817명 등 이날에만 6만4877명이 입장해 올해 70경기에서 누적관중 101만2624명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두 번째로 빠른 페이스다. 최고기록은 2012년 65경기째 100만 관중 돌파다.
부산=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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