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싸라기 10만평' 여의도에 가다 [개발로 들썩이는 서울②]
[한국경제TV 양현주 기자]
<앵커>
우리나라 정치와 자본시장의 중심인 여의도가 때아닌 국회 이전 이슈로 떠들썩합니다.
개발 부지만 무려 10만 평에 달하는 데다, 50년 된 고도 규제까지 완화되면 새로운 마천루가 들어설 전망입니다.
양현주 기자가 현장에서 살펴봤습니다.
<기자>
저는 서여의도와 동여의도를 나누는 여의도 공원 인근에 나와 있습니다.
서여의도의 경우 고도제한으로 인해 최고 높이 51m까지밖에 건물을 짓지 못하는 반면, 동여의도의 경우 보시다시피 높은 마천루가 즐비합니다.
하지만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국회의사당을 세종으로 이전하겠다고 발언하면서 서여의도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회의사당이 위치한 서여의도는 보안 문제로 건물을 높이 지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정치와 경제 1번지로 꼽히지만 낮고 넓은 형태의 건물만 가득한 이유입니다.
최근 서울시가 이곳의 고도제한을 170m로 완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국회의 반대로 지연됐습니다.
하지만 국회가 세종으로 이전하게 되면 50년 된 높이 규제를 유지할 이유가 사라집니다.
길 건너편 금융회사들이 밀집한 동여의도의 경우 용적률이 1200%까지 허용된 만큼 키를 맞출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유창수 / 서울시 행정2부시장: 국회가 세종으로 이전하게 되면 서여의도 고도제한은 당연히 완화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시 입장에서도 고무적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국회가 이전하면 공터로 남는 땅만 10만 평에 달해 대규모 개발 호재가 예상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근 부동산에서는 벌써부터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이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회의사당 세종 이전' 이슈가 부각된 지난달 27일과 비교하면 전체 매물이 22%나 줄었습니다.
다만 주민들 사이에선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국회 이전 문제가 거론된 점에 불만을 표하기도 합니다.
[김선우 / 여의도 주민: (국회 세종 이전) 모르겠다 일단 옮기겠다 이런 식으로 가면 안 되고 옮기는 만큼 여의도에 불리한 점이 있으면 그걸 보완해줘서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보완 요소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일각에선 정부 청사가 세종으로 이전했던 과천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실제 주요 부처가 세종으로 이전한 이후 과천 일대 상권 매출은 반 토막이 날 정도로 타격이 컸습니다.
[서진형 /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 국회 기능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여의도로 집중하는 현상들이 나타나게 되는데 국회가 세종으로 이전하게 되면 상권 축소로 인한 지역 위축 현상들이 일부 나타날 것으로 보이고…]
국회의 세종 이전은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았지만 득과 실을 놓고 셈법만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양현주입니다.
영상취재 김성오, 영상편집 권슬기, CG 신현호
양현주 기자 hjya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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