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더웠던 3월…여름이 두렵다, 필리핀은 벌써 51도
올해 3월은 역대 3월 중 가장 더운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지구 온난화에 지구 온도가 상승하는 엘니뇨 현상까지 겹친 탓이다.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이미 섭씨 50도에 달하는 이상 고온이 발생하면서 올해도 전 세계에 뜨거운 여름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디언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는 지난달 지구 표면 평균 기온이 섭씨 14.14도로 세계 관측을 시작한 이래 3월 중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이는 1991~2020년 3월보다 0.73도 높고, 종전 최고 기록인 2016년 3월보다 0.1도 높은 것이다.
북아메리카 동부, 그린란드, 러시아 동부, 중앙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일부, 아프리카, 호주 남부, 남극 대륙 일부 지역 등이 특히 더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전 세계 평균기온은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연속 각 달 최고 평균 기온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전 세계 3월 평균 표면 기온은 산업화(1850~1900년) 이전보다 1.68도 높았다. 지난해 4월 이후 12개월의 세계 평균 기온은 1991~2020년보다 0.7도 높았고, 산업화 때보다는 1.58도 높았다. 이는 지난달 기준 12개월(2023년 3월~2024년 2월) 평균 기온(1.56도)보다 0.02도 높은 것이다.
다만 국제사회가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해 약속한 마지노선인 1.5도를 넘었다고는 단정할 수는 없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은 특정 연도가 아닌 수십 년 단위로 측정하기 때문이다.
C3S는 온실가스 배출과 엘니뇨 현상이 3월 더위의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지구 온도가 약 0.2도 상승한다. 엘니뇨는 앞으로 몇 달 안에는 끝날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다고 기온이 주춤할지는 미지수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연구소의 개빈 슈미트 소장은 BBC에 "만약 올여름이 끝날 때까지 북대서양이나 다른 곳에서 기록적인 기온을 경신한다면, 우리는 정말로 미지의 영역으로 갈 것"이라면서 "우리의 예측은 지난해 이미 상당히 실패했고,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말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아직 북반구의 여름이 오지 않은 가운데, 동남아시아는 이미 엄청난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이 지역에선 우기가 오기 직전인 3~5월 고온이 지속하는 편이지만 올해는 더욱 폭염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 VNA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기상청은 8일 최소 9개 지역에 최고 섭씨 51도에 달하는 폭염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른 동남아 국가도 33~41도를 기록했다. 필리핀 교육부는 폭염 위험 수준인 지역의 학교는 원격 수업으로 전환하라고 지시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아직 초여름이므로 5월에는 한층 더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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