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장 건설 발표한 TSMC "최첨단 공정은 대만에 둘 것"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최첨단 제조 공정의 중심은 대만이라며, 최첨단 공정을 대만 내에 계속 확대하겠다고 9일 발표했다. 전날 미국 정부가 미국 애리조나주(州)에 웨이퍼 공장을 건설하는 TSMC에 66억(8조9430억원) 달러 규모의 파격적인 보조금을 제공한다고 밝힌 뒤, 대만 내에서 커지는 'TSMC 탈 대만'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만연합보는 현재 TSMC가 대만 내 첨단 제조 공정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대만의 첨단 제조 공정을 1㎚(1㎚=10억 분의 1m, 나노) 수준의 초미세 공정으로 고도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TSMC는 대만 내 1나노급 공장 용지도 적극 물색 중이다. 현재 자이(嘉義)현 타이보(太保) 과학공원으로 입지를 결정하고 지방정부와 마무리 협상 중이다. 대만 남부 윈린(雲林)현도 1나노 공장 부지에 선정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북부 신주 클러스터의 룽탄(龍潭) 3단계 프로젝트에는 1나노 첨단 패키지 공장 건설이 포함되어 있다.
대만의 1나노급 라인 증설이 속도를 내면서 미국의 3개 공장이 2나노와 1.4나노급을 생산하더라도 TSMC의 첨단 제조 공정은 여전히 대만에 자리할 전망이다.
반면 미국의 TSMC 공장의 생산 공정은 대만보다 한 세대 뒤처지게 유지하고, 미국 공장의 생산 능력 역시 TSMC 전체 생산 능력에서 낮은 비율에 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만 행정원 경제부는 TSMC가 애플·엔비디아·AMD 등 해외 고객사의 요구에 맞춰 글로벌 생산망을 확대하더라도 대만 내 생산능력은 전체의 80~90%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TSMC는 보도자료에서 미국 상무부와 TSMC 애리조나 법인이 구속력 없는 예비 양해각서(preliminary memorandum of terms, PMT)에 서명했다며 모든 해외투자는 대만 정부의 규제 승인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앞서 TSMC는 미국 2공장 설립을 발표했을 당시, 탈대만 논란에 시달린 바 있다. 지난 2022년 3나노 공정의 애리조나 2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자 “대만 비우기” “반도체 탈대만화” 등 여론의 집중 공격에 맞닥뜨렸다. 당시 웨이저자(魏哲家) TSMC 회장은 “탈대만은 전혀 아니다”라며 여러 차례 공개 진화에 나선 바 있다.
현재 7나노 이하를 일컫는 TSMC의 첨단공정 분포는 대만 신주(新竹), 중부, 남부 클러스터로 나뉜다. 이 가운데 중부 클러스터는 7나노를 생산하고, 남부는 5나노와 4나노를 생산한다. 현재 건설 중인 신주의 바오산(寶山)과 가오슝(高雄) 공장은 2나노의 주요 생산 기지가 될 예정이다. 바오산 1공장은 시험 생산을 준비 중이며 내년 하반기 양산을 앞두고 있다. 가오슝 공장은 2026년 양산 예정이었지만 현재 2025년 하반기로 일정을 앞당겼다.
TSMC 시총 오늘 하루 35조원 증가
한편, TSMC 효과가 반영된 9일 대만 주식시장은 장중 2만75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TSMC 주가는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800 대만달러를 돌파했고 장중 최고가는 815달러로 32달러(4.09%) 상승해 기존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전날보다 8299억 달러(약 35조원) 증가한 21조1300억 달러(891조6860억원)를 기록했다.
베이징=신경진 기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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