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매출 1조"…한화오션, 순항 기대감 '쑥' [엔터프라이스]
[한국경제TV 정호진 기자]
<앵커> 다음은 정 기자가 준비한 기업 소식 들어보죠.
<기자> 본격적인 얘기에 앞서, 화씨지벽(和氏之璧)이라는 고사성어를 아십니까?
과거 초나라에 화씨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산에서 보석을 구해, 왕에게 바쳤다고 하는데요.
다듬기 전엔 돌과 같이 생겼던 탓에, 당시 왕들은 가치를 알아보지 못하고 화씨에게 벌을 줬습니다.
그런데 이를 다듬어 보니, 진시황이 탐낼 정도로 아름다운 보석이었습니다.
오늘은 풍력과 플랜트 사업을 인수한 한화오션의 소식을 전해드릴텐데요. 화씨지벽처럼 제 가치를 빛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앵커> 한화 그룹이 본격적인 사업부 재편에 들어가며, 다양한 소식들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이번엔 한화오션이네요. 정 기자, 플랜트와 풍력 사업부를 인수한 것을 두고, 여러 의견들이 있던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양수가액이 플랜트가 2,144억 원, 풍력은 1,881억 원으로 약 4천억 원인데요. 여기서 두 가지 물음표가 찍힌 겁니다.
첫째는 '살 돈은 있나?'입니다. 한화오션이 1조 7천억 원 정도 현금을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원래 목적이 있었다면 이번 인수에 쓸 수 있냐는 것이죠.
한화오션이 최근에만 3조 5천억 원가량의 유상증자를 한 만큼, 추가 증자에 대한 우려가 나왔던 겁니다.
두 번째 물음표가 '제 값에 샀나?'였습니다. 이사회 결정 이후 해당 사업부문에 대한 정보가 불투명했기 때문에 나온 목소리였는데요.
다만 현 시점에선 외형과 수익성에 충분히 기여할 것이란 데에 무게가 쏠리는 모양새입니다.
한화오션 측에서 두 부문에 대해 예상 매출로 풍력 약 2,600억 원, 플랜트 8,418억 원으로 총 1조 1천억 원 정도를 제시했거든요. 또한 한화오션 측에선 추가 증자는 없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한화오션의 본업은 배를 만드는 조선업 아닙니까?
플랜트와 풍력 부문을 한화오션이 가져간 이유가 있나요?
<기자> 한화 그룹사 가운데에선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풍력 관련해선 '해상풍력설치선'도 만들었고, 관련 역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에 가져온 플랜트 부문은 육상 플랜트인데요. 기존에 해오던 해양 플랜트와 비교하면, 직접 가서 지으면 육상플랜트, 조선소에서 만들어서 띄우면 해양플랜트라고 합니다.
즉, 한화 그룹 입장에선 관련 기술과 인력들을 한 곳에 모아, 전략을 세우는 게 합리적인 선택인 셈이죠.
한화오션 측은 "우수한 EPC 인력 확보로 향후 육상과 해양 플랜트 간 사이클 활용으로 경쟁력과 효율성을 강화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정 기자, 풍력과 플랜트에서 1조원 넘는 매출이 기대된다고 짚어봤는데요.
재편 이후 실적은 어떻게 전망됩니까?
<기자> 시장의 눈이 플랜트와 풍력에 쏠리고는 있지만요. 가장 중요한 건 본업을 잘하는 것일텐데요.
지난해 한화오션의 매출을 보면 잠수함이나 플랜트도 있지만, 상선 매출의 비중이 큰데요. 적자가 지속 중이거든요.
다만 올해는 기존에 수주했던 선박을 인도하는 등 흑자 전환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또한 업계 이야기를 들어보니, 당분간은 업황이 상당히 긍정적입니다.
브로커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업황이 안 좋을 때에는 저가에 수주를 따내기도 해야 하는데, 그런 상황은 전혀 아니라고 하고요.
우리나라의 가스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기술력은 세계에서 알아줘서,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인 만큼 순풍이 불면 빠르게 나갈 수 있는 환경입니다.
다만 최근엔 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며 위협하고 있습니다. 배가 워낙 비싼 제품인 만큼, 실제 바다에서 얼마나 성능을 내는가 하는 레퍼런스가 중요하거든요. 후동조선과 같은 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고요. 이렇게 나온 배들이 레퍼런스를 쌓아가며 국내 조선사들의 점유율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은 향후 우려 중 하나입니다.
<앵커> 정 기자, 오늘 한화오션 발제, 한 줄로 정리해주시죠.
<기자> "증자만 안 한다면…"
정호진 기자 auva@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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