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케뱅·토뱅, 다음은?…제4 인터넷은행 경쟁 치열

정진용 2024. 4. 9.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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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인가 방식 전환한 금융당국
차기 인뱅 사업자 4곳 도전장 내밀어
자본력·노하우 있는 은행에 구애
금융당국, 인가 기준 곧 제시할 듯
신한은행(좌), 더존비즈온(우) 사옥.

카카오뱅크, K뱅크, 토스뱅크. 그 다음은 누굴까. 네 번째 인터넷은행 인가를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기업 더존비즈온은 최근 제4 인터넷은행 인가에 출사표를 던졌다. 더존비즈온은 ‘더존뱅크’라는 이름으로 국내 최초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 인터넷은행을 설립, 기업 데이터 기반 혁신 금융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더존뱅크 컨소시엄 합류를 거의 확정 지었다. 더존비즈온은 신한은행을 전략적 투자자(SI)로 유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신한은행과 함께 합작법인 ‘테크핀레이팅스’를 설립하고 지난 2월 기업등급제공업 본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정책기관, 대기업 등 컨소시엄 참여 의사를 밝힌 다른 주체들과도 논의 중”이라며 “논의가 거의 막바지 단계다. 금융당국이 인가 기준을 제시하는 대로 이르면 오는 6월이나 7월 정도에 인가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을 제외하고 다른 주요 은행들은 모두 인터넷전문은행에 지분을 이미 갖고 있다. 지난해말 기준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 4.88%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지분 8.99%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지분 12.60% 보유 중이다.

유뱅크컨소시엄 제공.

이로써 제4인터넷은행 출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곳은 4곳으로 늘었다. 소소뱅크, KCD(한국신용데이터)뱅크, 유뱅크(U-뱅크)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모두 소상공인 특화 인터넷전문은행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내걸고 있다. 

지난 2019년 인가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고배를 마신 소소뱅크는 재도전장을 내밀었다. 소소뱅크 컨소시엄은 소상공인·소기업 관련 35개 단체 연합으로 구성됐다. 소상공인 출자와 금융투자컨설팅 통해 이미 1조원 가량의 자본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KCD뱅크 컨소시엄은 지난해 7월 출범해 인가를 준비 중이다. KCD뱅크는 한국신용데이터의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인 ‘캐시노트’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유뱅크컨소시엄에는 핀테크기업 ‘렌딧’, 세금 환급 플랫폼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 외환 송금과 결제 스타트업 ‘트래블월렛’, 인공지능(AI) 헬스케어 서비스 ‘루닛’을 비롯해 현대해상이 참여하고 있다. 현대해상의 인터넷은행 도전은 이번이 4번째다.

유뱅크 등 컨소시움들은 은행 참여를 계속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은행의 참여는 안정적인 자금 동원, 그리고 은행업 고유 업무 노하우를 확보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다. 한 컨소시엄 관계자는 “ICT(정보통신기술) 업체 외에도 은행 참여가 꼭 필요하다고 보고 계속 복수 은행과 논의를 진행 중이다. 이는 다른 컨소시엄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안다”며 “시중은행, 지역은행 등 은행들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제4인터넷은행 인가 경쟁이 활발한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가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7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방안’을 발표해 시중·지방·인터넷전문은행의 신규인가 문턱을 낮췄다. 기존에는 금융당국이 공고를 내고 신청을 접수했다면, 앞으로는 신청을 ‘상시 접수’하고 도전자가 나오면 심사를 거쳐 인가를 내주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당국이 은행권에 신규 플레이어 진입 촉진에 나서는 이유는 금융혁신, 경쟁촉진 그리고 소비자편익 증진을 위해서다. 

관건은 자본력, 그리고 기존 은행과의 차별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용병 은행연합회 회장은 지난달 “최근 제4의 인터넷전문은행 얘기도 나오는데, 자본금이 역시 가장 큰 이슈가 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법적 최저자본금은 250억원이지만, 다른 인터넷은행들은 초기 자본금 2500억~3000억원부터 시작했다.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 대출 공급이 설립 취지이지만, 그동안 이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때문에 신규 인터넷뱅크 참여 희망자들은 중저신용차주,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지원 특화 은행이 되겠다고 내세우고 있다. 

금융당국은 새로운 인터넷은행 인가 기준을 마련해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다. 금융위는 기존 인가 요건인 자본금, 자금조달 방안, 주주구성 계획, 사업계획 외에 중금리대출 계획, 신용평가모델 등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존 인터넷은행 운영에서 나타난 미흡한 부분을 얼마나 보완할 수 있는지를 새 요건으로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인가 지침 발표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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