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두 형제, 이제 ‘公約’ 곱씹을 때 [취재수첩]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에서 임종윤·종훈 형제가 송영숙·임주현 모녀를 상대로 역전승했다. 소액 주주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두 형제가 승리에 취해 있는 건 하루면 충분하다. 이제 지분을 모으는 과정에서 내세웠던 공약을 곱씹을 때다.
임종윤 사장은 상속세와 관련해 “상속세 납부가 부담돼 회사에 영향을 끼칠 정도라면 회사를 운영하면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이라며 “돈이 없다고 인신공격 당하고 있는데 문제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장 4월에만 두 형제 합쳐 875억원어치의 주식담보대출 계약 기간이 만료된다. 두 형제가 보유한 주식 중 1854만932주(한미사이언스 지분 26.5%)에 주담대가 설정돼 현금화하기가 쉽지 않다. 상속세가 과하다는 원론적인 주장을 뒤로하고, 적어도 오너 리스크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
아울러 100개 이상 바이오의약품을 제조하고 CDO(위탁개발), CRO(위탁연구) 사업을 중심으로 해 5년 안에 한미약품그룹 순이익 1조원을 내겠다는 목표에 맞는 구체적인 청사진이 필요하다. 단기적으로 시가총액 50조원, 장기적으로 2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 역시 만만치 않다. 자신감을 내비쳤던 1조원 투자 유치 성과도 보여야 한다.
임종윤 사장은 지난 1월 1조2000억원 정도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코리그룹과 한미약품이 현대차와 기아 같은 모델로 발전해 애보트, 존슨앤드존슨처럼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코리그룹과 협력 방안에 대해 언급을 회피했다. 2021년 인수한 Dx&Vx(옛 캔서롭)는 커진 외형과 달리 내실은 부실하다는 평을 듣는다.
올 1월부터 정기 주총 직전까지 치열한 지분 싸움 중 공언한 약속들이 이제 청구서로 다가온다. 공약 실천에 공을 들이지 않으면 당선에 급급해 헛된 약속만 남발하는 정치인과 다를 바 없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4호 (2024.04.10~2024.04.1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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