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상장폐지'에 상한가…"투자에 유의해야"

주식분산 요건 미달로 심사 없이 상폐 확정
2020년 공장 대형화재로 경영 위기…두차례 공개매수

[한국경제TV 조연 기자]

대양제지가 자발적 상장폐지를 결정한 가운데 9일 주가가 장 초반 상한가로 치솟았다.

9일 오전 9시 12분 기준 대양제지는 전날보다 2020원, 29.97 % 오른 8,7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대양제지는 공개매수를 통한 자발적 상장폐지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상장폐지 신청 예정 일자는 다음 달 17일이다.

대양제지 측은 "상장폐지 신청에 대한 한국거래소의 심사 결과에 따라 상장폐지가 이뤄지고, 그 시점에 소액주주가 남아 있으면 최대주주(신대양제지㈜)는 정리매매 기간과 상장폐지 후 일정 기간(6개월 예상) 매도하고자 하는 소액주주들로부터 그 주식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양제지는 2년 연속 주식분산 요건을 채우지 못하며 상장폐지 사유 발생이 예고돼왔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법인의 소액주주 소유주식수는 유동주식수의 20%보다 많아야 한다.

하지만 대양제지는 2022년 사업보고서에서 소액주주 소유주식수가 유동주식수 20%에 미달했고, 당시 거래소는 대양제지를 관리종목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 경우 통상적으로 최대주주가 지분을 시장에 내놓거나 차등감자 방식으로 유동주식수를 늘리지만, 대양제지는 자진 상장폐지를 그간 진행해왔다.

앞서 지난 2020년 안산공장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관련 설비가 소실되면서 공장 가동이 어려웠고, 골판지 사업의 정지로 상장폐지 적격성 심사를 받기도 했다. 이후 대양제지는 상장폐지 수순에 돌입했고, 두 차례 공개매수를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공개매수 가격이 3~4천원대에 진행되면서 소액주주들이 응하지 않았고, 이후 대양제지 주가는 5천원대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대양제지가 형식적 상장폐지 요건을 충족하면서 지난 한달 사이 5,030원(3/12)에서 8,760(4/9)까지 급등한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 측이 자진상폐를 원하는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이미 2년여 넘는 시간 공개매수를 두차례 진행해 소액주주 보호 조치도 진행했고, 상폐를 위한 조건도 충족한 상황이라 거래소도 상폐를 미룰 명분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조연기자 y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