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없네? 다이어도 없어! 뮌헨 CB 전멸…뮌헨-아스널 통합 베스트11 싹 다 '제외'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불과 6개월 전 발롱도르 22위에 올랐던 김민재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과 아스널 통합 베스트11에서 제외됐다. 그렇다고 그를 밀어낸 에릭 다이어, 마테이스 더리흐트가 포함된 것도 아니다.
축구 컨텐츠 제작소 스코어90은 8일(한국시간) 뮌헨과 아스널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맞대결을 앞두고 양 팀의 통합 베스트11을 공개했다. 뮌헨 6명, 아스널 5명이 골고루 포함된 가운데 김민재의 이름은 없었다. 김민재 뿐만 아니라 뮌헨 센터백은 전멸했다.
4-3-3 포메이션을 기준으로 짜여진 양 팀의 통합 베스트11에서 좌우 윙백에 뮌헨 듀오 알폰소 데이비스, 요주아 키미히가 이름을 올렸지만 센터백은 아스널의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윌리엄 살리바가 차지했다.
가브리엘과 살리바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아스널의 우승 경쟁을 이끌고 있다. 가브리엘은 이번 시즌 리그 29경기에 출전해 4골을 기록하고 있으며 챔피언스리그 16강까지 8경기 모두 출전했다. 살리바 또한 리그 31경기에 출전해 2골 1도움을 기록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8경기 모두 출전했다.
두 선수의 활약으로 아스널은 리그 최소 실점(24실점)을 기록하며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 시즌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던 아스널이 재차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시즌과 비교해서 가브리엘과 살리바의 활약이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두 선수 모두 지난 시즌에도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고, 이번 시즌까지 경기력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두 선수를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꼽을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애매하다.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에서 후보에 들지 못했다.
반면,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의 활약을 앞세워 발롱도르 22위에 올랐다. 그랬던 김민재가 현재 뮌헨과 아스널 통합 베스트11에서 가브리엘, 살리바에게 밀렸다는 건 그 동안 김민재의 경기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민재는 지난해 여름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기 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뛸 때도 엄청난 수비력을 선보였다. 빠른 스피드와 공간 압박, 뛰어난 태클, 압도적인 공중볼 장악 능력으로 올리비에 지루, 로멜루 루카쿠, 치로 임모빌레 등 세리에A 정상급 공격수들을 상대로 선전했다.
특히 103kg으로 괴물 같은 피지컬을 갖춘 루카쿠를 상대로 몸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세리에 뿐만 아니라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다르윈 누녜스, 모하메드 살라, 랑달 콜로 무아니 등을 꽁꽁 묶었다.
당시 이탈리아 더 나폴리스트는 "김민재는 더 이상 진부한 스포츠 용어로 표현할 수 없다. 호메로스 서사시를 인용해야 한다"라며 "김민재는 대한민국 전통 화랑 같다. 화랑은 전사가 되길 원하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준비를 마친 선택 받은 어린 귀족들에게 주어진 명예로운 호칭이었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물론 김민재도 지루를 상대한 후에는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지루와 첫 맞대결 이후 "부족한 점을 느꼈고, 배울 점이 있었다. 힘도 좋고 연계도 잘하고 스트라이커의 자질을 충분히 가진 베테랑이어서 장점이 많았다"라고 가장 막기 힘들었던 선수로 지목했다.
그럼에도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엄청난 활약을 이어갔다. 시즌 총 52경기에 출전해 2골2도움을 기록하며 나폴리가 1989-90시즌 이후 33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오를 수 있게 도왔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승승장구 했다. 리버풀, 아약스 등 까다로운 팀들과 조별리그 일정을 치러 당당히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비록 8강에서 AC밀란에게 패해 탈락했으나 구단 역사상 가장 높은 곳까지 오르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이러한 활약상 덕에 김민재는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후보 30인 중 22위에 오르며 수비수 중 최고 순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김민재가 22위에 오르자 레키프는 "김민재는 발롱도르 순위에 오른 4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라며 "현재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인 김민재는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이탈리아 챔피언 타이틀을 획득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라며 순위 배경을 설명했다. 김민재에 앞서 2002년 당시 벨기에 안더레흐트에서 뛰던 설기현과 2005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리고 손흥민이 2019년과 2022년 2차례 발롱도르 순위에 오르면서 한국 축구 명성을 높였다.
지난해 여름에는 나폴리를 떠나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의 신뢰 하에 부동의 주전 센터백으로 전반기를 소화했다. 오히려 쉴 틈 없이 너무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 독일 현지에서 김민재의 과부하를 걱정할 정도였다. 지난 11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 때 엉덩이 타박상으로 명단 제외를 당하기 전까지 15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했다.
동료 마테이스 더 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가 번갈아 부상을 당하면서 한때 김민재가 15경기 연속 풀타임 기록을 세워 혹사 논란이 있기도 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기복 없는 플레이를 선보이며 뮌헨 수비진의 중심을 잡았다. 그는 분데스리가 데뷔 시즌인 이번 시즌 리그 15경기에 나서 1골을 기록했고 반 시즌 동안 패스 성공률 94.9%, 경기당 평균 스피드 34.32km/h, 경기당 스프린트 21.47회, 강한 러닝 54.8회 등을 기록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2023년 세계 최고의 남자 축구선수 100인'을 선정할 때 김민재 이름을 포함했다. 매년 가디언이 선정한 최고의 축구선수 100인 안에 이름을 올린 게 이번이 처음인 김민재는 첫 순위 선정에서 37위에 오르며 세계적인 수비수임을 증명했다.
김민재에 대해 매체는 "상위 100위 안에 처음으로 등장했다는 사실이 세계 최고의 센터백 중 한 명인 김민재에게 이례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그의 엄청난 상승세를 의미한다"라며 "페네르바체에서 좋은 한 해를 보내고 곧바로 나폴리에서 우승 영광을 거머쥐며 역사를 만든 그가 유럽 경기에 출전한 건 2021년부터였다"라고 밝혔다.
글로벌 스포츠 전문매체 스포츠키다도 '2023년 세계 최고의 센터백 5명'을 거론할 때 김민재를 1위로 선정했다. 매체는 "센터백이 더 이상 수비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현대 축구에서 센터백은 견고한 수비 외에도 빌드업에 참여해 유동성과 창의성을 불어넣어야 한다. 김민재는 이러한 측면에서 아주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더할 나위 없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김민재는 2024년 들어서 급격한 하락세를 맞고 있다. 최근에는 에릭 다이어가 합류한 후 3옵션까지 밀려난 상태다.
감독의 변심 때문이 아니었다. 실제로 경기력이 눈에 띄게 하락했다. 최근 있었던 하이덴하임과의 리그 경기에서 뮌헨이 내준 3실점 장면에 모두 빌미를 제공하며 패배의 원흉이 됐다. 독일 언론도 김민재에게 최저 평점을 연달아 매기며 혹독하게 비판하고 있는 상태다.
불과 6개월 전 발롱도르 22위에 오르며 전 세계 센터백 1위에 올랐던 김민재는 현재 아스널과 통합 베스트11에도 포함되지 못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다만 다이어, 더리흐트 역시 가브리엘과 살리바에 밀려 역시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형편이다.
사진=연합뉴스, 스코어90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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