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의 함성' 그리웠던 롯데 박진형, 거인의 도약 약속..."어느 순간 올라간다"

김지수 기자 2024. 4. 9.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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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의 2017년 가을야구의 주역 투수 박진형. 지난 4월 5일 2024 시즌 첫 1군 등판에서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2017년 가을야구의 주역 박진형이 성공적인 1군 마운드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아직 100% 컨디션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조금씩 페이스를 더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박진형은 지난 5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에서 2024 시즌 첫 1군 등판을 가졌다. 1군 마운드에 오른 건 지난 2021년 9월 11일 사직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937일 만이었다.

박진형은 팀이 3-3으로 맞선 6회초 선발투수 이인복의 뒤를 이어 투입됐다. 선두타자 김인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첫 번째 아웃 카운트를 손에 넣었다. 원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주무기인 포크볼로 승부했고 김인태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다.

박진형은 이어 장승현까지 삼진으로 처리했다. 투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6구째 140km짜리 몸쪽 깊숙한 코스로 제구된 직구로 장승현을 잡아냈다. 2사 후 박계범에게 2루타를 허용하면서 실점 위기에 몰리기도 했지만 정수빈엑 포크볼로 1루수 앞 땅볼을 유도, 이닝을 종료시켰다.

롯데 자이언츠의 2017년 가을야구의 주역 투수 박진형. 지난 4월 5일 2024 시즌 첫 1군 등판에서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박진형은 이튿날 "시범경기에서도 사직 마운드에 올랐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크게 떨리지는 않았다"며 "시즌 첫 1군 등판이라 욕심이 과했다.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 2사 후 장타를 허용했다. 이 부분이 많이 아쉽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이닝을 끝내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올 때 롯데팬들께서 내 이름을 크게 연호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이 기분을 정말 오랫동안 느끼고 싶었는데 너무 기뻤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박진형은 롯데가 가장 최근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던 2017 시즌 팀의 핵심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45경기(9선발) 88이닝 4승 4패 2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5.11로 롯데의 가을야구 티켓 발급에 적지 않게 기여했다.

박진형은 당초 2017 시즌 선발투수로 낙점돼 정규리그를 시작했지만 부진했다. 이후 보직을 불펜으로 전환한 이후 몸에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펄펄 날았다.

박진형은 2017 시즌 후반기 31경기 37⅓이닝 3승 1패 10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2.17의 성적을 찍었다. 롯데는 물론 리그에서 손꼽히는 셋업맨으로 호투를 거듭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2017년 가을야구의 주역 투수 박진형. 지난 4월 5일 2024 시즌 첫 1군 등판에서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박진형을 비롯한 마운드의 릴레이 호투 속에 2017 시즌 반전을 만들었다. 롯데는 당시 7월까지 47승 48패 2무로 7위에 머무르고 있었지만 8월부터 치고 올라갔다. 8월 이후 33승 14패, 승률 0.702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았다. 최종 정규리그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박진형은 2017 시즌 포스트시즌에서도 제 몫을 해줬다. NC 다이노스와 맞붙은 준플레이오프에서 4경기 5이닝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홀드 무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박진형은 2018 시즌부터 잔부상 속에 2017 시즌의 퍼포먼스를 재현하지 못했다. 결국 2021 시즌을 마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군복무에 돌입했다. 지난해 소집해제 후 팀의 마무리 캠프에 참가했고 지난 2~3월 괌-오키나와로 이어진 스프링캠프를 완주했다.

박진형은 다만 지난달 23일 정규시즌 개막 직전 가벼운 오른쪽 팔근육 뭉침 증세를 보여 개막 엔트리 진입은 불발됐다. 차분하게 다시 퓨처스리그에서 회복에 집중했고 지난 2일 상무와의 퓨처스리그 게임에서 1이닝 1탈삼진 무실점 쾌투 후 1군 코칭스태프의 부름을 받았다.

롯데 자이언츠의 2017년 가을야구의 주역 투수 박진형. 지난 4월 5일 2024 시즌 첫 1군 등판에서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진 롯데 자이언츠

박진형은 "2군에서 던질 때는 날씨가 따뜻해서 직구 스피드가 145km까지 나왔다. 그런데 지난 5일 경기에서는 조금 쌀쌀했던 탓인지 140km 초반대에서 직구 스피드가 형성됐다"며 "아직은 뭔가 몸이 끓어오르지 않고 있는데 날이 더워지면 더 좋아질 거라고 본다. 일단은 무조건 마운드에서 막는다는 생각으로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의 2024 시즌 출발은 산뜻하지 못했다. 지난 7일까지 12경기에서 4승 8패로 8위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시즌 초반인 만큼 1위 NC 다이노스(9승 4패)와 4.5경기, 공동 4위 LG 트윈스(8승 5무 1패), 한화 이글스(8승 5패)와 3.5경기 차로 격차가 크지 않다. 4월에 승패마진 마이너스를 최대한 줄인다면 5월부터 본격적인 순위 경쟁에 충분히 뛰어들 수 있다.

박진형도 "이제 시즌이 시작했을뿐이다. (3연전에서) 2승씩 계속 하다 보면 (팀 성적이) 어느 순간 (상위권에) 올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2017년에는 나혼자 잘해서 롯데가 좋은 성적을 거둔 게 아니라. 선발투수부터 불펜까지 다 잘 던졌다. 올해도 선수들과 합심해서 잘 한 번 이끌어보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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