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품은 달’ 美, 7년 만에 벌어진 우주쇼에 들썩
해가 달을 완전히 가려 햇빛이 가려지는 개기일식이 북미 대륙에서 7년 만에 관측돼 수억명의 관심이 쏠렸다.
8일(현지시간) 낮 12시쯤 멕시코에서 시작된 개기일식은 미국 남서부 텍사스에서 북동부 메인주를 거쳐 캐나다까지 이어졌다.
달이 움직이는 경로에 따라 그 그림자에 들어가 개기일식이 관측되는 곳으로 알려진 지역에는 수백만 명이 몰려들었다.
‘달 그림자의 길’에서 벗어나 있어 아쉽지만 부분 일식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던 지역에서도 많은 사람이 한동안 하늘에 시선을 빼앗겼다.
개기일식 지속 시간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2017년 당시 최대 2분 42초였던 데 비해 이번에는 멕시코에서 최대 4분 28초, 미국 텍사스에서 최대 4분 26초가량으로 예상됐다.
ABC, CBS, NBC, CNN 등 미국의 주요 방송들은 이날 아침부터 특별방송을 편성해 주요 개기일식 지역을 생방송으로 연결, 중계방송을 하며 현장을 시시각각 전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연구 로켓을 쏘아 올려 개기일식 때만 관찰할 수 있는 태양 물질을 연구했다. 개기일식은 지상에서 태양의 코로나를 연구할 유일한 기회를 제공한다. 태양의 밝은 빛으로 인해 평소에는 관측이 불가능한 대기층을 선명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사는 이번 개기일식을 볼 수 있는 경로의 너비가 190km에 달해 7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넓은 것으로 계산했다.
한국천문연구원도 이번 일식 때 텍사스주 람파사스시와 이곳에서 200km 떨어진 리키시에 두 팀의 관측단을 파견해 코로나를 연구했다.
개기일식을 관측할 수 있는 주가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아칸소 등 15개에 달하고 관측 지역 인구도 3200만에 이른 것으로 집계했다.
여기에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이동한 인구도 5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
경제분석회사 페리먼그룹은 이번 개기일식이 미국 10여개 주의 호텔, 레스토랑, 여행 등 산업에 붐을 일으키면서 총 60억달러(약 8조1180억원)에 달하는 재정적 부양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추정했다.
페리먼그룹은 특히 오스틴과 댈러스 등 대도시를 끼고 있는 텍사스가 약 14억달러(1조8942억원) 규모의 가장 큰 경제적 이득을 누릴 수 있고, 미국에서 두 번째로 작은 주인 버몬트주는 2억3000만 달러(약 3112억원)의 경제 부양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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