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열세’ 미얀마 군부, 7년 전 학살했던 로힝야족 징집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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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부 세력과의 내전으로 심각한 병력 손실을 겪고 있는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족 난민 징집에 나섰다.
군부가 반군의 공세에 계속 밀리자 7년 전 자신들이 학살했던 로힝야족을 병력으로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 "아라칸군과 로힝야족 간 관계 악화도 우려된다"며 "미얀마 군정으로부터 시민권을 받지 못한 채 살고 있는 로힝야족이 최근 군부의 일원으로 내전에 참여하면서 군부와 반군 사이에 끼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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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해치겠다고 협박해 입대했다”
인권단체 “학살 희생자 동원” 비판
반군부 세력과의 내전으로 심각한 병력 손실을 겪고 있는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족 난민 징집에 나섰다. 군부가 반군의 공세에 계속 밀리자 7년 전 자신들이 학살했던 로힝야족을 병력으로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BBC는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에 거주하는 로힝야족과의 인터뷰를 통해 최근 몇 주 동안 로힝야족 남성 최소 100명이 징집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 자녀를 둔 로힝야족 남성 모하메드(31)는 지난달 중순 밤늦게 난민촌 관계자가 집을 찾아와 군 소집 명령을 전했다고 증언했다. 모하메드는 “그는 ‘군대의 명령이다. 거부하면 가족을 해치겠다’고 협박했다”며 “두려웠지만 가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으로 동원된 로힝야족 남성들은 소총 사용법 등을 훈련받은 뒤 반군과의 전투에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하메드는 “내가 왜 반군과 싸우고 있는지 전혀 모른 채 총을 쏘라고 하면 그냥 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라카인주 라테다웅에서 벌어진 소수민족 반군 아라칸군과의 전투에 참여했고, 이 전투에서 최소 3명의 로힝야족 남성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치의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압승을 거둔 2020년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 2월 쿠데타를 일으켰다. 군부는 민주진영 시위대를 유혈 진압했고, 저항 세력이 무장투쟁에 나서면서 내전이 3년째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아라쿤군 등 소수민족 반군이 가세하면서 교전이 더욱 확대됐다. 군부는 입대 시 임금과 식량, 시민권을 주겠다면서 로힝야족을 유인했으나 나중에 시민권 부여 약속을 철회했다고 한다.
로힝야족은 2017년 8월 미얀마군의 잔혹한 학살로 수천명이 살해당하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라카인주에 살던 70만명은 이웃 국가인 방글라데시로 피란을 갔다.
BBC는 “최근 라카인주에서 아라칸군에게 영토를 많이 빼앗긴 군부가 로힝야족을 강제로 징집하는 것은 그들의 절박함을 나타내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어 “아라칸군과 로힝야족 간 관계 악화도 우려된다”며 “미얀마 군정으로부터 시민권을 받지 못한 채 살고 있는 로힝야족이 최근 군부의 일원으로 내전에 참여하면서 군부와 반군 사이에 끼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고 짚었다.
미얀마 군정은 지난 2월 18~35세 모든 미얀마 남성과 18~27세 여성에게 최대 2년간 군복무 명령을 내렸다. 이에 징집을 피하려는 이들이 해외로 도피하거나 반군에 입대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군부 측은 “로힝야족을 최전선에 보낼 계획이 없다”며 “우리는 그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그들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제인권단체 포티파이라이츠의 매슈 스미스는 “군부는 민주화 혁명을 막기 위해 학살 희생자들을 징집하고 있다. 오랜 잔학 행위의 역사 위에 이런 학대가 겹겹이 쌓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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