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고개 숙인 이정후, 홈구장 첫 안타로 만회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외야수 이정후(26)가 마침내 홈구장에서 첫 번째 안타를 터뜨렸다. 전날 치명적인 실수를 만회하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정후는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 경기에서 1번 중견수로 출전해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선두타자로 나온 1회 말 중전 안타를 뽑아내 홈 관중의 박수를 받았다. 또, 0-2로 뒤진 6회에는 추격하는 득점도 올려 3-2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이정후는 전날인 7일 경기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1회 초 수비에서 샌디에이고 선두 타자 산더르 보하르츠의 뜬공을 놓쳤다. 평범한 타구였지만, 햇빛에 눈이 가린 듯 낙구 지점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고 공을 놓쳤다. 샌프란시스코 선발 투수 키턴 윈은 이후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매니 마차도와 김하성에게 각각 좌전 안타와 볼넷을 내줘 2사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이어 주릭슨 프로파에게 만루 홈런을 허용했다. 결국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경기에서 0-4로 졌다.
결정적인 실책으로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자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은 이정후의 실수를 따끔하게 지적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정후가 오라클 파크의 햇빛 아래에서 공을 잃어버렸다”며 “시즌 초반 그의 점프와 수비 범위, 어깨는 인상적이었지만, 샌프란시스코 구장에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보도했다. 머큐리 뉴스도 “오라클파크의 지붕 사이로 햇빛이 비치고, 우익수 쪽으로 강한 바람이 불었다”며 “이런 조건이 샌프란시스코가 샌디에이고에 패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소개했다.
이정후는 8일 샌디에이고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전날 실수를 인정하며, 선발 투수였던 윈에게 사과했다고 전했다.
이정후는 “(상대 타자가) 치는 순간부터 안 보였다. 공이 떨어지기 시작할 때 보였다”며 “(공이 햇빛에 가린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들은 것보다 훨씬 심했다.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절치부심한 이정후는 8일 경기에선 1회 선두 타자로 나서자마자 안타를 뽑아냈다. 샌디에이고 선발 투수 맷 왈드런의 시속 149㎞짜리 직구를 받아쳐 내야를 총알같이 빠져나가는 안타를 뽑아냈다. 이정후의 올 시즌 타율은 0.205(38타수 8안타)로 조금 올랐다. 샌디에이고 김하성은 이날 실책 2개를 기록했다. 2021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김하성이 한 경기에서 실책 2개 이상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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