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사람 때문에' 20분 연설 위해 비행기 탄 장하나

박소희 2024. 4. 8.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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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정의당 지지 호소하며 민주당 탈당 후 유세까지... "권영국, 가난한 나를 대변할 정치인"

[박소희 기자]

 장하나 전 의원은 8일 서울 공덕역 경의선 숲길에서 "권영국 녹색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를 국회로 보내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20년 민주당원이자 19대 국회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이었던 그는 권 후보 지지를 위해 지난 5일 민주당을 탈당했다.
ⓒ 녹색정의당 제공
"저를 아는 분도, 처음 듣는 분도 계시지만 10여년 전인 19대 국회 때 현재 민주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으로 임기 4년 동안..."

자기 소개부터 울컥했다. "사실은... 엊그제까지만 해도 저는 민주당 평당원이었다"라는 말 한마디를 이어갈 때도 감정이 북받치는 모습이었다. "옆에 계신 권영국 후보 지지한다는 그 한 마디를 제 입으로 드리고자 탈당했다"고 얘기하기까지 눈물을 계속 참는 모습이었다.

2004년 6월 9일 열린우리당 입당 이래 만 20년을 민주당 당원으로 살았던 장하나 전 의원이었다. 그는 8일 제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서울 마포구 공덕역 경의선 숲길로 날아왔다. 단 한 사람 때문이었다.

20년 당적 버린 이유... "'권영국 지지' 말하고 싶었다"

장 전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민주당 탈당 소식을 알렸다. 그는 "오늘 갑작스럽게 제가 살고 있는 제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지금 바로 내려서 공덕역으로 왔는데, 여기 서있는데 과연 뭐하는 것인가. 저로서도 모든 게 너무 뜻밖이고 계산되어 있지 않았다"며 "그저 마지막 여론조사를 보고, 녹색정의당의 비례대표 정당 지지율이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1~3%라는 뉴스를 보고 이렇게 모든 것이 정신없이... 저를 움직였다"고 울먹였다. 

장 전 의원은 "제가 권 후보와 같이 밥 먹고, 교류하고 그런 관계도 아니다"라며 "환노위(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4년 동안 일했을 때 이마트 불법파견부터 쌍용자동차 해고사태, 정말 많은 노동사안들을 권 후보와 같이 했는데 저도 길바닥이지만 권 후보는 늘 거리에 계셨다. 제가 쫓아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아쉬움은 남지만, 권 후보와 같이 해서 부끄럽지 않은 의정활동을 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장 전 의원은 "제가 한 언론사 기사를 보고... 정말 원망스럽고 부아가 치미는 일이 있었다"며 또 울먹였다. 그는 "140명 넘는 국회의원 중에 저에게 사랑이고 자랑인 환노위를 1지망으로 적어낸 국회의원이 한 명도 없었다"며 "21대 국회 개원할 때가 코로나 때문에 정말 많은 노동자들, 소상인들이 죽을 둥 살 둥했던 시기 아닌가. 민생을 외치는 정당에서 환노위 지망이 한 명 없다는 게, 제가 그 당 평당원이라는 게 너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고 토로했다.

장 전 의원은 "민주당 당원으로 힘들었던 시간이 셀 수 없이 많다"면서도 "이 자리가 녹색정의당에 입당한다고 밝히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저보다 더 훨씬,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을 대변할 국회의원이 나와야된다는 생각에 '한 일주일 간만 탈당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홈페이지에 접속했는데 탈당하면 1년간 복당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떠서 많이 고민했다"며 "하지만 그냥 저는 '권영국 후보를 지지한다'는 그 얘기를 꼭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녹색정의당 지지연설을 위해 제주도에서 온 장하나 전 의원이 서울 마포갑 김혜미 후보, 비례대표 4번 권영국 후보와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오른쪽부터).
ⓒ 녹색정의당 제공
장 전 의원은 "아기를 키우는 입장에서 일본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방류문제라든가 기후위기라든가 정말 절실한 문제"라며 "하지만 실제 이 기후와 환경문제에 절실한 국회의원들이 정말 없다"고 얘기했다. 그는 "요새 마트 가면 두부, 콩나물, 새송이버섯, 양배추 외에 뭐 집을 수나 있나. 제주에선 쌈 싸먹는 알배추가 5천원 넘는다"면서 또 눈물을 흘렸다. "물가도 걱정이고, 살림살이도 걱정이지만 지금 8살된 딸을 키우는 엄마로선 정말 녹색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비례대표 5번 찍으셔야 된다. 그리고 벌써 사전투표 끝났죠? 그럼 아직까지 투표를 안 하신 분들 중에는 투표를 아예 안 하실 작정인 분들이 많다. 그분들한테 이렇게 호소드리러 왔다. 제가 권영국 후보 지지한다니까 '사표 만든다'는 댓글이 좀 달리더라. 여러분, 여러분이 가서 찍으면 사표가 안 된다. 정치는 여러분들이 찍으면 사표가 안 된다. 안 가서 사표가 된다. 

정말 마음에 안 들지 않나. 보기도 싫지 않나. 그래도 어렵게 찾아가서 투표해달라. 그리고 녹색을, 5번을 좀 기억해달라. 우리 어린이들의 미래가 달려있다. 애를 낳으라고, 인구절벽이라고, 출생률, 출생률하기 전에 좀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되는 것 아닌가. 어떻게 이렇게 기후문제를 방치하고 아이를 낳으라고 뻔뻔하게, 파렴치하게 말할 순 없는 거다!"

"반노동·친핵 윤 정권... 녹색정의당이야말로 심판"

장 전 의원은 조국혁신당을 두고도 "솔직히 왜 우리 시민들이 입시비리 문제에 이렇게 관대하신가, 또는 잊으시는가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문제는 그걸 바라보는 민주당의 태도, 우리 사회의 태도가 저는 너무 두렵다. 불공평할 수 있다고? 불공평해도 된다고? 왜 우리 사회가 이렇게 되었나"라고 개탄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과 싸워야 되기 때문에 조국혁신당' 이런 얘기도 들었다"며 "윤석열 정권과 권 후보보다 더 잘 싸울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 전 의원은 "반노동 정권이다. 핵오염수가 안전하고 계속 화석연료 때야 된다는 정권이다"라며 "녹색정의당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자 우리를 대변할 유일한 정당"이라고 말했다. 거듭 "권 후보가 국회 환노위에서 정말 최근에 보기 힘들었던 송곳 같은 의정활동을, 정말 내 마음 같이 힘없고 가난한 나를 대변하는 정치인이 될 거라고 제 이름을 걸고 보장드릴 수 있다"며 눈물 가득했던 20분의 연설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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