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태양 보러 가자"...美대륙횡단 숙박마감 '대각선띠' 생겼다
달이 태양을 가리는 개기일식에 미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낮이 밤으로 바뀌는 진기한 이 우주쇼는 약 4분간 나타날 것인데, 이를 보기 위해 뉴욕주 주도이자 나이아가라 폭포로 유명한 버펄로에는 100만명이 몰릴 것이라고 전했다.
개기일식은 태양과 달, 지구가 일직선으로 나란히 서는 현상이다.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려서 검은 달의 뒤로 태양 빛이 마치 환한 빛을 뿜는 반지처럼 보이는 게 특징이다. 이번 개기일식은 뉴욕주 서부와 북부, 캐나다 온타리오주, 멕시코 등에서 볼 수 있다. 뉴욕이 개기일식을 보는 것은 약 100년만의 일이다. 캐나다 온타리오 기준으로는 45년 만의 관측이다.
뉴욕 북부의 로체스터, 시러큐스, 제임스타운 등의 도시는 개기일식을 볼 기대에 차 있다. 관광 에이전시인 ‘비지트버펄로나이아가라’의 패트릭 케일러 최고경영자(CEO)는 “이것은 우리에게 슈퍼볼이나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와 같다”면서 이 행사를 수년간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이번 개기일식을 보기 위한 투어는 2017년 부분일식 이후 즉 약 7년 전부터 예약되고 있었다. 뉴욕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버펄로는 100만명의 방문객이 찾아와 이번 개기일식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데이터 분석 회사인 에어디엔에이(AirDNA)의 자료에 따르면 일식 경로에 있는 미국 도시의 절반 이상이 4월 7일 밤에 숙박 예약이 꽉 찼으며, 수천 개의 에어비앤비가 100% 점유율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뉴욕주의 애디론댁스와노스컨트리 정부는 통근자들에게 12시간 동안 교통 체증에 대비하라고 말하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극심한 교통 혼잡을 예상한다.
카페와 바, 맥주 회사도 특수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이리 운하가 내려다보이는 한 바는 일식 관찰 파티 티켓을 300장 가까이 팔았다. 각 손님에게는 눈을 보호해 줄 태양 안경을 무료로 주고 이클립스 칵테일이 포함된 메뉴가 제공된다. 버펄로에 본사를 둔 양조회사는 이 지역에서 오후 3시 18분에 일어날 개기일식을 주제로 한 생맥주를 출시해 보통 맥주보다 두배나 많이 팔았다.
경제분석회사 페리먼그룹은 이번 일식이 미국 여러 주에 있는 호텔과 레스토랑, 여행 등 업계에 붐을 일으키면서 60억 달러(약 8조1240억원)에 달하는 경제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추정했다.
주 의원들은 바쁜 예산 협상일정에도 일식을 본다며 하루 휴가를 요청하고 있다. 북부 23개 교도소는 일식 시간 동안 원래는 야외 활동 시간인데도 수감자들을 감방에 머물게 하는 계획을 발표했다가 수감자 6명이 소송을 제기했다. 교도소는 안전을 이유로 삼았지만, 재소자들은 종교적 이벤트라며 일식을 볼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에서 다시 개기일식을 보려면 2044년이 되어야 한다.
이번 개기일식은 태평양에서 시작해 멕시코·미국·캐나다를 가로질러 대서양까지, 약 115㎞ 폭의 궤도로 나타날 예정이다. 궤도 밖에선 부분일식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관측할 수 없다.
이번 일식은 미 텍사스주 람파사스 기준으로 8일 오후 12시 18분~오후 2시 58분(한국시간 9일 오전 2시 18분~오전 4시 58분)까지 2시간 40분간 진행된다. 개기일식은 이날 오후 1시 35분~1시 40분까지 약 4분 26초 동안 지속된다. 여러 시간대를 가지고 있는 북미 대륙을 가로질러 진행되는데, 미 항공우주국(NASA)은 관측단을 파견한 텍사스주 람파사스 시간으로 기준을 정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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