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축제 연기는 자연의 경고" 기후정치에 힘 모으자는 사람들
기후정치시민물결과 기후정치바람 그리고 단비뉴스는 4월10일 총선이 기후위기 대응의 전환점이 되도록 각 지역 후보의 기후정책을 점검하고 기후유권자의 목소리를 담은 기사를 연재합니다. <기자말>
[전예나, 하미래 기자]
"벚꽃 개화 시기를 예측하는 게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벚꽃축제 일정을 연기하고 두 번 진행하기도 했죠. 자연의 경고입니다."
벚꽃이 흩날리는 것을 보면서 발언자로 나선 김상철(49) 기후위기비상행동 정치특위위원장이 말했다.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역 일대에서 기후위기비상행동 주최로 '기후시민열린광장' 행사에서였다. 기후정치는 기후 의제를 최우선으로 삼는 정치를, 기후시민과 기후유권자는 기후 의제를 중심으로 행동하고 투표하는 시민을 일컫는다.
▲ 왼쪽부터 최글라렛 성가소비녀회 인천관구 수녀, 김성재 기후위기 부천비상행동 활동가, 나지현 60+기후행동 대표, 이원재 문화연대 집행위원장이 기후시민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
ⓒ 하미래 기자 |
'기후정치 전망', 시민이 직접 이야기하다
올해 벚꽃 개화는 평년보다 늦어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벚꽃축제'의 경우 3월 29일 꽃봉오리만 올라온 상태로 개막했다. 강원도 속초시 '영랑호 벚꽃축제'는 개화 때를 맞추지 못해 기간을 1차(3월 30~31일), 2차(4월 6~7일)로 나눠 두 번 진행됐다.
하지만 이러한 자연의 경고에도 총선에 나선 각 정당은 절박해 보이지 않는다. 이상림 기후위기구로비상행동 활동가는 "기후정치가 실현되지 않는 건 정치권이 이를 재선을 위한 도구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또 발생한다면 지역의료는 충분한지, 폭우와 폭염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생각해 봤는지 정치권에 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오후 2시 20분부터 1에서 9까지 색색의 숫자판이 부착된 야외 원탁에서 테이블별 모둠 토론을 벌였다.
▲ 사라 여성환경연대 활동가가 진행을 맡은 5모둠의 참가자들이 ‘기후위기비상행동 22대 국회 과제’ 자료를 보며 토론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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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에 필요한 정책과 입법 과제'를 주제로 한 토론에서 가은(24) 대학생기후행동 이화여대지부 활동가는 "20~30대 청년은 경제적 이유로 주거 환경이 좋지 않아 기후재난에 취약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최재숙(57) 기후위기 부천비상행동 활동가는 "기후공약과 개발공약을 동시에 내는 정당들을 보면, 기후정책은 포퓰리즘을 위한 수단이고 결국은 개발공약을 우위에 두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보이는 건 아닌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 장시정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 기획단장이 진행을 맡은 6모둠이 ‘기후시민이란’ ‘기후정치란’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세 주제에 관한 토론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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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기후정치 만들어야"
오후 3시 50분부터는 시민 자유 발언이 이어졌다.
경기도 수원시에서 온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전지은(활동명 제제, 35) 씨는 직장 식당에서 먼저 온 사람이 음식을 많이 떠서 늦게 온 사람은 먹을 게 없는 상황이 기후위기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음식을 더 만들려고 생각할 게 아니라, 각자의 음식을 적당히 먹고 선택에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 문제에서도 먼저 온 사람들이 쓰고 버린 것을 후대가 가지지 않도록 정의를 생각해야 한다"며 "기후와 정치를 연결하는 정치인이 많지 않은 현실에서 정치인들에게 정의로운 기후정치를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진합시다!"
▲ 기후시민열린광장 참가자들이 ‘고통받는 생명 앞에 선택의 중립은 없다’ 등이 적힌 펼침막과 손팻말을 들고 서울 여의도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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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욱 민주노총 기후위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과거 집권 세력이자 현재 다수당이지만, 심각한 수준을 넘어선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도 대책도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총선 이후 민주당의 기후 대책을 지켜볼 것이며, 시민사회와 연대해 민주당의 책임을 엄중하게 따져나가겠다고 말했다.
▲ 기후시민열린광장 행진 참가자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탈핵/탈석탄이 이룰 기후정치’라고 적힌 손팻말을 높이 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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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총선'을 외치다
이날 행사에서는 공연, 실크스크린 체험, 플루트 연주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우리 모두 다함께 탈핵을. 우리 모두 다함께 탈석탄'을 외치며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기후위기에 관한 노래와 율동을 배웠다. 비단이나 나일론 등으로 판을 만들고 도안에 구멍을 내 잉크로 찍는 실크스크린 활동은 참석자들에게 인기였다.
▲ 시민들이 기후시민열린광장 사전 행사인 실크스크린을 체험하고 있다. ‘기후로 정치하자’ ‘원전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원전? 됐그든요!’ 등 문구과 도안을 직접 천에 찍으며 즐거워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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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49) 기후위기 비상행동 기후정치특위 위원장은 <단비뉴스> 인터뷰에서 '기후시민 조직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처럼 무책임한 정치를 만든 것에 시민들의 책임도 일부 있다고 생각한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이야기하는 기후시민은 정치를 평가하는 역할을 넘어 기후정치에 대한 책임을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 참석자들이 '탈석탄' '탈핵' '기후국회'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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