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여신상도 흔든 뉴욕 4.8 지진…"몇 주 내 또 올 수 있다"

강태화 2024. 4. 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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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인근에서 200년만에 가장 강한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향후 몇 주 안에 이와 비슷하거나 더 강한 지진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지난 5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뉴욕시 인근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진 발생 이후 미국 뉴욕의 스태튼 페리호에서 바라본 로어맨해튼의 전경. 로이터=연합뉴스

NBC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몇 주 안에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뒤따를 가능성을 3%로 추산한다고 밝혔다. USGS는 5일 본진 발생 후 6일까지 이미 11차례의 여진이 발생했고, 향후 1주일 안에 27건의 여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5일 오전 10시 23분께 뉴욕에서 서쪽으로 60여km 떨어진 뉴저지주 헌터돈 카운티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의 깊이는 4.7km였다. 이번 지진은 뉴욕시 인근에서 발생했던 지진 가운데 1884년(규모 5.4) 이후 가장 강한 지진이었다. 미국 동북부 전체로 범위를 넓힐 경우에는 2002년 4월 플래츠버그에서 발생한 규모 5.3의 지진 이후 가장 강했다.

이번 지진으로 미 동북부 일대의 항공, 철도, 도로 등 교통에 일부 차질이 빚어졌다. 뉴욕 일대 공항에서는 항공기 이·착륙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특히 뉴욕의 상징인 자유의 여신상이 흔들리는 장면이 촬영되기도 했다.

뉴욕에서 동북쪽으로 350km 떨어진 보스턴에서도 일부 건물이 흔들리는 등 광범위한 지역에 지진의 여파가 미쳤지만,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동부 해안에서 지진이 감지된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보행자들이 맨해튼 56번가를 지나고 있다. AP=연합뉴스


CNN에 따르면 뉴저지주 뉴어크에서 인접한 건물 3개에서 구조적 손상이 발생해 10여 가구가 대피했고, 뉴욕시 북쪽 로클랜드 카운티에서 가스 누출 1건이 보고된 정도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도 지진 발생 이후 기자회견에서 “여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뉴욕시민들은 일상생활로 돌아가달라”고 밝혔다.

다만 지진에 대한 대비가 미흡했던 뉴욕시 당국은 지진 발생 26분 뒤에야 경보 알림을 전송하며 원성을 샀다. 더구나 첫 경보 알림은 뉴욕시 알림 서비스에 가입한 100만명에게만 전달됐다. 휴대전화 기지국을 통한 일반 재난문자는 40분이 지나서야 발송됐다. 현지 매체들은 고층 건물과 오래된 주택이 함께 들어선 뉴욕에 더 강한 지진이 발생할 경우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뉴욕 건축법상 내진설계가 의무화된 때는 1995년이다. 대부분의 고층 건물들은 1995년 이후 지어져 규모 6.5 이상의 강진이 닥치지 않을 경우에는 이를 견딜 수 있게 설계돼 있다.

하지만 뉴욕에는 1800년대 중반부터 1930년대 벽돌로 지어진 다가주 주택이 약 20만채 가량 존재한다. 만약 보다 강한 지진이 발생할 경우 노후 주택을 중심으로 피해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발송된 지진 경보 메시지. 뉴욕 당국은 지진 발생 40분이 지난 시점에서야 일반 휴대전화를 활용한 경고 메시지를 발송하면서 비판을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뉴욕시 재난관리국(NYCEM)은 2019년 발간한 도시 위험 관리 보고서에서 지진은 뉴욕의 “다리와 터널, 댐, 고속도로 등 기반 시설에 해를 끼칠 수 있다”며 “뉴욕 내 서로 연결된 사회기반시설의 복잡한 망이 갖는 지진 취약성에 대한 이해도는 여전히 낮으며, 이는 매우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뉴욕 해안의 습지나 황무지 위에 지어진 건물은 기반이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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