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혁 '여성 혐오' 발언 논란…'이대녀' 분노 투표 나타날까

정계성 2024. 4.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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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진영논리 자유롭고 현안에 민감
"이대생 성상납" 김준혁…여성 표심은?
한동훈 "모든 걸 음담패설, 민주당 본색"
'형수욕설' '암컷' '피해호소인' 등 조명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수원정 후보가 배우자와 함께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1동 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의 과거 발언을 두고 연일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22대 총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의 발언들이 '여성 비하' 혹은 '여성 혐오'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규정하고 이른바 '이대녀'(20대 여성)의 분노 투표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김 후보의 발언 중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이화여대 초대 총장) 김활란이 미 군정 시기 이화여대 학생들을 미 장교에게 성 상납시켰다"는 말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김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일제강점기에 정신대 종군 위안부를 상대로 섹스했을 것" "(박 전 대통령이) 교사 시절 학생들과 관계를 가졌을 것" 등 대부분 성 관련 발언으로 도마에 올랐다.

가장 먼저 반응한 것은 이화여대 졸업생들이었다. 이대 총동문회는 지난 4일 이화여대 대강당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고 "이화의 역사를 폄훼하고 극심한 모욕감을 안겨줬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성단체협의회도 전날 집회를 열고 "비열한 언행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모든 여성에 치욕과 모욕감을 줬다"며 김 후보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이 22대 총선 표심으로 나타날지 주목하고 있다. 일단 김 후보의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병도 민주당 전략본부장은 "일부 후보자들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위와 발언에 대해 송구하다"면서도 "경기도에 최근 며칠 사이 큰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에 대한 공천 철회 등의 조치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선거 막판 20대 청년들의 '분노 투표'가 큰 영향을 준 사례가 적지 않다. 2021년 4·7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향한 20대 남성들의 압도적인 지지가 대표적이다.

반대로 2022년 3월 대선에서는 20대 여성이 이재명 현 민주당 대표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으로 나타난다. 성별로 표심이 갈린 데 대한 분석은 다양하지만, 20대가 기존 여야의 진영논리에서 자유롭고, 현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이 있다는 점에서는 큰 이견이 없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본투표까지 남은 3일 동안의 최대 쟁점으로 소위 '양문석·김준혁 논란'을 꼽으면서 "아직까지는 파괴력이 있는 것 같지는 않고 여론의 추이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인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열린 '국민의힘으로 대구살리기' 지원유세에서 대구지역 국민의힘 후보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신주호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6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여성 비하의 유구한 역사가 있는 정당"이라며 '피해 호소인' '암컷' '보좌관 성추행' '형수 욕설' 등 민주당 주요 인사들의 문제가 됐던 사건들을 나열했다. 그러면서 "말로만 여성을 외치는 여성혐오 가득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시절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에 대해 엄정 대처를 해왔고, 여성정책에 대해 류호정 전 의원과 생산적인 토론을 할 정도로 공감대를 넓혀왔다는 점이 기대 요인이다. 일례로 한 위원장은 '비동의 간음죄'의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현실적으로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하며 상대 진영을 설득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이날 부산 지역 유세에 나선 한 위원장은 "김준혁이라는 사람이 한 말들을 보면 누가 보더라도 대한민국의 수준에는 정말 미치지 못한다"며 "머릿속에 모든 걸 음담패설로 연결시키는 사람들은 2024년 어디에 가도 다 쫓겨나고 축출되고 따돌림당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 사람을 국민을 대표하라고 내보내는 정당이 바로 더불어민주당이고 이재명 대표"라며 "이건 그 당의 아이덴티티, 그 당의 본색이 여성혐오라는 것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그 당은 여성혐오 정당이다. 그걸 부인하지도 않는 것 같다"고 혀를 찼다.

한 위원장은 그러면서 "보통 이런 문제가 드러나면 사과하고 앞으로 이러지 않겠다는 게 정상적인 주류 정당이지만 (민주당은) '판세에 영향이 없으니 괜찮다'고 한다"며 "여성혐오적 정당이 다수당이 되고 200석을 갖게 되면 인권의 발전, 양성평등의 발전을 모두 무효로 되돌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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