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알레르기 행진’ 왜? [헬스]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4. 4. 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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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깨끗한 환경이 오히려 면역력 저하시켜

환절기에는 면역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아이들은 성인보다 훨씬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이 때문에 알레르기 질환을 겪는 경우가 상당수다.

소아 알레르기 질환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체질, 즉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집먼지진드기와 꽃가루, 음식 등 환경적 요인이 더해져 질환이 발생한다. 소아 알레르기 질환은 통상 연령에 따라 연이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아이가 태어나 음식을 처음 접하게 되면서 경험하는 ‘식품 알레르기’와 이로 인해 피부에 증상이 나타나는 ‘아토피 피부염’, 돌 이후에는 천식과 구분되지 않는 천명 기관지염이 나타나고, 4세경에 이르면 심한 기침으로 나타나는 ‘소아 천식’, 이어 ‘알레르기 비염’ 등으로 이어진다. 소아 알레르기 질환을 ‘알레르기 행진’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박유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알레르기 행진이라고 해서 모든 아이들이 똑같은 경과를 겪게 되는 건 아니다”라며 “환경에 따라 증상이 시기적으로 일찍 또는 늦게 나타나기도 하고, 특정 질환이 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또 모든 증상을 거쳐 순차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여러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아이도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아이 수가 줄고 있음에도 소아 알레르기 질환을 겪는 아이는 더 늘고 있다는 진단이다.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서구화된 생활 습관과 식습관을 원인으로 꼽는 이도 있고, 최근에는 ‘위생 가설(Hygiene Hypothesis)’이 이유로 언급되기도 한다. 위생 가설은 과거 흙을 만지며 여러 가지 병을 앓고 스스로 회복했던 아이들보다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며 면역력이 떨어진 요즘 아이들이 알레르기 질환에 취약하다는 이론이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급격한 기온 변화로 아이들의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면역 치료’ 택하는 사례 늘어

소아 알레르기 질환 치료법 중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면역 치료’다. 알레르기 질환은 만성 질환이다 보니 오랜 기간 약이나 스테로이드를 사용할 경우 부모 입장에선 아이들 성장 저하나 부작용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면역 치료’를 선택하는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알레르기 면역요법인 피하 주사 치료의 경우 이미 수십 년에 걸쳐 비염에 대한 확실한 효과가 입증됐고 천식과 아토피 피부염에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도 있다.

박유미 교수는 “소아 알레르기 질환은 처음에는 아토피 피부염, 천식 등 하나의 형태로 나타나지만, 치료 후 완치되기보다는 원인 물질에 따라 증상 호전과 악화를 반복할 수 있고, 치료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표적 기관을 바꿔 다양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며 “최근 알레르기 질환 검사가 쉬워지고 정확도 역시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제대로 된 검사를 통해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53호 (2024.04.03~2024.04.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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