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피는 이때, 허리디스크 확 는다…운동만큼 중요한 이 습관
생활 속 한방
최근 봄비가 다녀간 이후, 화창하고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갑작스럽게 찾아온 꽃샘추위로 인해 몇몇 지자체에서 벚꽃 없는 벚꽃축제가 진행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 서울에도 벚꽃을 비롯한 개나리, 진달래가 만발하는 등 올해 다시 두꺼운 패딩을 꺼내 입을 일은 없을 듯하다.
봄이 완연하게 찾아온 만큼 야외에서 포근한 날씨를 즐기려는 상춘객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주 토요일 도로교통공사가 추산한 통계에 따르면 총 528만 대의 차량이 고속도로에 몰려 심한 정체를 빚을 정도였다고 한다. 벚꽃 구경을 위해 떠나는 발길은 이번 주 절정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좌골신경통도
그러나 계절이 바뀐 직후 활동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면 허리디스크와 같은 근골격계 질환의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전히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기온이 낮은 아침, 저녁에는 근육 긴장도가 높아지게 된다. 게다가 증가한 활동량에 따라 척추·관절에 부담이 누적되기 쉬워 증상이 심해지곤 하는 것이다. 실제 4월은 연중 허리디스크 환자가 크게 증가하는 시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22년 통계 기준 3월 35만여명이었던 허리디스크 환자 수는 4월 38만 명, 5월 40만 명까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허리디스크는 요추(허리뼈)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제자리를 벗어나 신경을 압박하면서 발생한다. 보통 허리디스크의 주요 증상으로 허리 통증을 떠올리기 쉬운 이유다. 그러나 같은 허리디스크라도 손상된 디스크가 자극하는 신경의 위치에 따라 증상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엉덩이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방사통과 저림, 감각 이상 등이 있다.
오히려 하반신의 통증이 주요 증상인 경우도 많다. 보통 허리나 엉덩이에서 시작돼 허벅지와 종아리 바깥쪽을 따라 발바닥까지 내려가는 방사통의 양상으로 나타나는데 이를 ‘좌골신경통’이라 한다.
이러한 경향은 지난해 11월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건강관리(Healthcare)’에 게재한 연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허리디스크 증상을 겪는 환자들 가운데 20대부터 60대까지 500명을 선정해 호전 희망증상을 조사했다. 그 결과 ‘허리통증’(48.4%)과 더불어 ‘하지 저림’(23%) ‘골반 통증’(12.8%)이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전체 허리디스크 환자 중 3분의 1이 넘는 수가 좌골신경통의 호전을 가장 원하고 있던 셈이다.
좌골신경통의 원인은 비단 허리디스크뿐만이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원인 질환으로 척추 내부 신경 통로가 점점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척추관협착증이 꼽힌다.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좌골신경통은 오래 앉아있을 때나 움직일 때 엉덩이 혹은 다리 쪽에 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반면, 허리디스크의 경우 허리를 숙이거나 좌우로 움직일 때 심해진다. 질환에 따라 양상이 다소 다르지만 좌골신경통은 방치할수록 점차 증상이 심해지고 근육을 위축시켜 근력을 약화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특징을 갖고 있다. 좌골신경통이 심해지면 마비까지 올 수 있는 만큼 서둘러 진료를 받아 증상 원인에 대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현명하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과 침, 약침, 한약 등을 병행하는 ‘한의통합치료’로 좌골신경통 및 허리디스크를 치료한다. 먼저 한의사가 직접 어긋난 뼈를 밀고 당기며 교정하는 추나요법을 통해 척추 사이의 공간을 넓혀 돌출된 디스크가 가하는 압박을 줄여준다. 또한 침 치료로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킨다. 이어 항염 작용과 신경 재생 효과가 높은 약침을 경혈에 주입해 염증을 빠르게 해소하고 신경 증상을 완화한다. 한약재의 유효한 성분이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된 약침에는 천연물질 ‘신바로메틴’ 성분이 포함돼 있다. 2013년 미국에서 물질 특허를 받은 신바로메틴의 근육과 인대·뼈 강화와 신경 재생 효과는 다양한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마지막으로 약해진 뼈와 신경 재생에 좋은 한약 처방으로 치료 효과를 높인다.
이달말부터 허리디스크 첩약 건보 적용
특히 허리디스크 환자의 경우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통해 이달 말부터 한약(첩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될 예정이다. 환자 본인부담률은 최대 30%로 비용에 대한 걱정을 상당 부분 덜 수 있게 됐다. 향후 더 많은 환자가 경제적인 혜택과 안정적인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치료뿐만 아니라 평소 건강 관리 및 체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운동이다. 걷기나 수영, 체조 등 규칙적인 운동은 기초대사량을 높여 체중 감량을 촉진하고 근육과 인대 발달을 도와 척추질환 예방·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신체 유연성과 근력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동하는 경우 도리어 근육이나 인대를 손상할 수 있다. 따라서 오랜만에 운동을 시작했다면 시간과 강도를 낮은 단계부터 천천히 늘려가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금연, 금주와 같은 생활습관 개선도 필수적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연구진이 동문 1300명을 50여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흡연자의 디스크 퇴행 정도가 비흡연자에 비해 85%나 더 심한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지나친 음주도 흡연과 마찬가지로 혈관을 수축시키고 체내 염증 수치를 높이므로 금물이다.
강철도 가만히 두면 녹이 슨다. 이는 우리의 신체도 마찬가지다. 겨울을 보내며 전반적인 건강 관리가 소홀해진 상태에서 외부 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건강 문제들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봄맞이 준비에 개개인의 건강 관리도 포함돼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박종훈 안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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