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에서 본 장면... 마음이 따뜻해졌다

이호영 2024. 4. 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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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퇴직한 뒤 내 차를 몰기보다 시내버스를 즐겨 탄다.

내 차를 몰 때는 사람보다 도로에 함께 다니는 차량이 눈에 들어오지만 버스를 타면 버스 안에 함께한 승객과 함께 버스 밖 거리 오가는 사람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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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비 못 낸 학생 대신 교통비 내주려 한 할머니, 그리고 아이 안심시킨 버스기사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호영 기자]

정년퇴직한 뒤 내 차를 몰기보다 시내버스를 즐겨 탄다. 가까운 거리, 시내를 다닐 때는 가능하면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버스를 타면 사람이 보인다. 내 차를 몰 때는 사람보다 도로에 함께 다니는 차량이 눈에 들어오지만 버스를 타면 버스 안에 함께한 승객과 함께 버스 밖 거리 오가는 사람이 보인다.

사람을 보는 재미로 시내버스를 탄다. 물론 교통비가 적게 드는 장점도 있다. 오늘도 오후 늦게 버스를 탔다. 중학생들의 하교 시간이다.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정답다. 몇몇 아이들은 XX를 달고 있다. '좋지 않은  욕설을 달고 있네' 하는 생각하면서 '나도 저 때 저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 안동 시내버스 내부 봄 날 오후 시내버스를 타고 나들이에 나섰다.
ⓒ 이호영
 
몇 정거장을 가서의 일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니면 중학교 1학년인 듯한 남자아이가 탔다. 아이 앞에 할머니께서 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았다. 남자아이가 교통카드를 찍었다. 그런데 '잔액이 모자란다'란 멘트가 나왔고, 아이가 당황하기 시작했다.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이 역력해 보였다. 운전 기사가 "현금은 없니?"라고 물었지만, 아이는 대답 없이 머뭇거렸고 버스는 이미 정거장을 떠났다.

그때 먼저 올라온 할머니께서 "(버스비가) 얼마죠?"라고 물었고, 버스 기사는 "뒤에 가서 앉아라, 다음에 (제대로) 내면 된다"라며 아이를 안심시켰다. 아이는 버스 뒤편으로 가서 자리에 앉았다.

할머니께서 "얼마죠?"라고 물을 때 난 '어! 이럴 때 어떻게 하나'라고 속으로 생각만 했지 아이 대신 교통비를 내주어야겠다는 생각까지는 솔직히 못했다. 그런데 할머니는 교통비를 대신 낼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려고 했다. 할머니보다 젊은 나는 '왜, 이렇게 생각하지 못했나'를 버스 내릴 때까지 되뇌었다. 

부족한 교통비 때문에 아이가 무안함을 느꼈을 시간에 할머니는 아이의 교통비를 대신 내주겠다는 말씀하셨고, 운전 기사는 아이가 무안하지 않도록 '다음에 제대로 내면 된다'라고 말씀하신 것은 작은 일이지만 우리 사회가 서로 돕고 배려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

'어떻게 되나'하고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잘 풀어갈 수 있나'를 먼저 생각한다면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말과 생각이 아니라 함께하고 먼저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오늘 시내버스 속에서 작지만 삶의 큰 실천을 배웠다. 선한 사람이 많았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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