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에서 본 장면... 마음이 따뜻해졌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정년퇴직한 뒤 내 차를 몰기보다 시내버스를 즐겨 탄다.
내 차를 몰 때는 사람보다 도로에 함께 다니는 차량이 눈에 들어오지만 버스를 타면 버스 안에 함께한 승객과 함께 버스 밖 거리 오가는 사람이 보인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호영 기자]
정년퇴직한 뒤 내 차를 몰기보다 시내버스를 즐겨 탄다. 가까운 거리, 시내를 다닐 때는 가능하면 시내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버스를 타면 사람이 보인다. 내 차를 몰 때는 사람보다 도로에 함께 다니는 차량이 눈에 들어오지만 버스를 타면 버스 안에 함께한 승객과 함께 버스 밖 거리 오가는 사람이 보인다.
▲ 안동 시내버스 내부 봄 날 오후 시내버스를 타고 나들이에 나섰다. |
ⓒ 이호영 |
몇 정거장을 가서의 일이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니면 중학교 1학년인 듯한 남자아이가 탔다. 아이 앞에 할머니께서 버스에 올라 자리를 잡았다. 남자아이가 교통카드를 찍었다. 그런데 '잔액이 모자란다'란 멘트가 나왔고, 아이가 당황하기 시작했다.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이 역력해 보였다. 운전 기사가 "현금은 없니?"라고 물었지만, 아이는 대답 없이 머뭇거렸고 버스는 이미 정거장을 떠났다.
그때 먼저 올라온 할머니께서 "(버스비가) 얼마죠?"라고 물었고, 버스 기사는 "뒤에 가서 앉아라, 다음에 (제대로) 내면 된다"라며 아이를 안심시켰다. 아이는 버스 뒤편으로 가서 자리에 앉았다.
할머니께서 "얼마죠?"라고 물을 때 난 '어! 이럴 때 어떻게 하나'라고 속으로 생각만 했지 아이 대신 교통비를 내주어야겠다는 생각까지는 솔직히 못했다. 그런데 할머니는 교통비를 대신 낼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려고 했다. 할머니보다 젊은 나는 '왜, 이렇게 생각하지 못했나'를 버스 내릴 때까지 되뇌었다.
부족한 교통비 때문에 아이가 무안함을 느꼈을 시간에 할머니는 아이의 교통비를 대신 내주겠다는 말씀하셨고, 운전 기사는 아이가 무안하지 않도록 '다음에 제대로 내면 된다'라고 말씀하신 것은 작은 일이지만 우리 사회가 서로 돕고 배려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
'어떻게 되나'하고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잘 풀어갈 수 있나'를 먼저 생각한다면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말과 생각이 아니라 함께하고 먼저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오늘 시내버스 속에서 작지만 삶의 큰 실천을 배웠다. 선한 사람이 많았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신임사장은 '쥴리보도' 대국민사과... 구성원들은 "사과 못막아" 대국민사죄
- 법카 지참 가능? 국힘 '정색'... 오후 3시 투표율 26.53%
- 아프리카 남아공에서도 하는데... 야, 너두 투표할 수 있어
- 일본 놀라게 한 '운동권 학생'... 친일 경찰의 표적 되다
- 돈 써가며 주말마다 새만금... '이상한 사람들'의 20년
- 필름 끊긴 고주망태 여대생, 그게 저였습니다
- "이토록 정다운 아파트 찾기 어려울걸"... 주민들 자부심의 비결
- 선관위 "세무사 경력, 허위사실 공표"… 장진영 "위법한 결정"
- 녹색정의당 "기어서 투표하겠단 장애인들 방패로 몰았다"
- 이재명 막말 논란은 띄우고, 대파값 논쟁은 소극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