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파틀막'에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응수한 유권자들

임병도 2024. 4. 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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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인증샷에 대파 키링부터 대파 그림 담긴 가방, 대파 인형까지 등장

[임병도 기자]

 온라인과 SNS에 올라온 각종 대파 인증샷
ⓒ 온라인커뮤니티
20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이었던 지난 5일, 또다시 '대파'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파를 소지한 선거인에게는 사전투표소 밖 적당한 장소에 대파를 보관한 뒤 투표소에 출입하도록 안내하라"리고 각 투표소에 내려보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조국혁신당은 "선관위가 배포한 사전선거 예상사례 안내사항에 대파는 정치적 표현물로 간주한다"면서 "투표에 참여할 때는 반드시 대파를 밖에 두고 와야 제지받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의 포스터를 배포했습니다. 포스터 하단에는 "외국회사의 작은 파우치는 소지해도 투표가 가능합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해당 포스터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을 풍자하기 위한 대파는 안 되고, 김건희 여사의 명품 수수 의혹은 괜찮으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지난 3월 KBS가 사전녹화한 2024년 윤석열 대통령 특별 담화 당시 진행을 맡은 박장범 앵커는 명품백을 '작은 파우치'라고 불렀습니다.  
 
 조국혁신당이 배포한 포스터
ⓒ 조국혁신당
직접 그린 대파에 키링까지... 번뜩이는 아이디어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대파 키링
ⓒ 인스타그램 갈무리
하지만 유권자들은 선관위의 이런 방침에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응수했습니다. 인터넷상에 대파 입장(?)을 제한한다는 이른바 '파틀막' 소식이 전해지자, 유권자들은 가방에 대파를 직접 그려 넣거나 대파가 인쇄된 종이를 들고 투표소에 갔습니다. 대파 인형을 들고 인증샷을 찍은 뒤 올린 이들도 있었습니다. 실물 대파가 아니면 괜찮지 않느냐는 무언의 '시위'인 셈입니다. 

대파 키링도 등장했습니다. 인스타그램에는 "오늘 뉴스에서 투표소 대파 반입 금지라고 하던데, 제가 대파 키링을 만들었는데 가방에 달고 사전투표 하러 가면 입구컷 당하나요? 정말 궁금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대파 키링이 달린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대파 키링 사진은 온라인커뮤니티에도 공유됐고, 누리꾼들은 '금손이다', ' 키링은 괜찮지 않나', '대파로 보이는 것은 모두 금지당할 것 같다'라는 등의 댓글이 달리면서, 실제로 입장이 될지 안 될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습니다. 
 
 대파가 달린 가방과 투명 가방에 든 대파
ⓒ 온라인커뮤니티 갈무리
 
앞서 소셜미디어에는 '실물 대파를 들고 가면 걸리니, 가방 안에 넣고 가는 것은 어떠냐'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투명 가방 안에 자른 대파를 들고 사전투표소 앞에서 인증샷을 찍어 올렸습니다. 

또 다른 이는 키링과 비슷하지만 대파 색상과 비슷하고 끈에 대파가 달린 가방을 들고 투표소 앞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조국 "실파, 쪽파는 괜찮나"... 야당 '파틀막'
 
 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정오께 울산대학교 앞 바보사거리를 찾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4.4.5
ⓒ 연합뉴스
 
야당 대표들도 일명 '파틀막' 사태를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경남 양산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선관위가 투표를 하러 갈 때 대파를 들고 가면 안 된다는 결정을 했다고 한다"면서 "이게 뭡니까? 그럼 실파와 쪽파를 들고 가면 됩니까?"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파 한 단을 들고 가는 행위가 정치적이라는 선관위의 결정은 상식에 반하는 결정"이라며 "대파를 들고 가지 못하게 한다는 얘기는 대파 한 단 875원이라고 말한 대통령을 숨기기 위한 것 아니냐"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우리 경남 말로 진짜 얍실하다"며 "이런 얍실한 행동으로는 윤석열 정권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월 27일 충북 제천시 동문시장을 찾아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며 대파를 들어 보이고 있다. 2024.3.27
ⓒ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참 해괴한 이야기를 들었다. 대파를 가지고 투표소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그런다"라며 "대파가 정치적 상징성이 있다고 한다는데, 요새 선관위가 할 일은 안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참 많이 하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선관위는 국민의 축제를 코미디로 만들려고 합니까? 대파가 무슨 죄입니까? 죄가 있다면 '대파 가격 875원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한 대통령이 죄입니다"라며 "그런 식이면 사과를 들고 투표소에 들어오는 것도 막을 셈입니까? 디올백을 멘 사람도 투표소에 출입을 금하시겠습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이어 "선관위는 국민의 축제를 코미디로 만들려고 합니까? 대통령이 동창을 사무총장에 내리꽂을 때 예상했지만 해도 해도 너무합니다"면서 "선관위는 국민의 분노에 기름을 부으려는 것이 아니라면 코미디 같은 대파 금지령을 철폐하십시오"라고 요구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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