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대만 지진 반사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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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점유율 60%로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는 귀하신 몸이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기 위한 반도체 동맹의 장벽을 차근차근 쌓고 있는 미국과 일본이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줘가며 유치 경쟁을 벌이는 곳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지진에 따른 파운드리 생산 차질은 대만에 글로벌 파운드리 생산의 69%가 집중된 산업 구조, 즉 단일 공급망 리스크를 부각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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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점유율 60%로 세계 1위인 대만의 TSMC는 귀하신 몸이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저지하기 위한 반도체 동맹의 장벽을 차근차근 쌓고 있는 미국과 일본이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줘가며 유치 경쟁을 벌이는 곳이다. 특히 지난 2월 말 4조2000억원을 지원해 규슈현 구마모토에 반도체 1공장을 유치한 일본은 향후 8조원을 더 부어 2공장을 짓기로 하는 등 반도체 1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진력하고 있다. 파운드리 순위로는 2위지만 점유율은 11%밖에 안 되는 삼성전자로선 일본 내 TSMC 공장이 추가될수록 점유율 격차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미국 정부의 엄청난 보조금 공세로 힘을 얻은 미국 기업의 D램 추격도 삼성전자엔 이 분야 1위 자리 수성마저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일 대만에서 발생한 규모 7.2의 강진이 이런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KB증권은 5일 ‘대만 지진,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 계기’라고 보고서 제목을 에둘러 표현했지만 국내 업체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장밋빛 전망을 했다. 한국 반도체 생태계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공급망 다변화의 최적 대안으로 부상해 장기적으로 반사이익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시설 조업을 일부 중단했던 TSMC는 전체 공장 설비의 80% 이상이 복구됐으며, 극자외선(EUV) 노광기를 포함한 주요 장비는 손상되지 않았다고 그제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보고서는 “지진에 따른 파운드리 생산 차질은 대만에 글로벌 파운드리 생산의 69%가 집중된 산업 구조, 즉 단일 공급망 리스크를 부각하는 결정적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단언했다. 파운드리뿐 아니라 D램 분야 ‘겹호재’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미국 마이크론은 대부분의 D램을 대만에서 생산하는데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도 역시 반사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고 이를 십분 활용하자는 말처럼 들린다. 수많은 사상자를 낸 재해를 미국 주도의 칩워(반도체 전쟁) 앞에서 돈벌이 기회로 치부하는 현실이 7.2 강진만큼이나 섬뜩하다.
이동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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