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당일치기 관광객에 입장료 부과…“미납 벌금 최대 44만원”

한영혜 2024. 4. 6.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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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가장무도회 퍼레이드에서 관광객들이 아카데미아 다리에서 축제를 즐기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탈리아의 대표 관광 도시 베네치아가 당일치기 관광객을 대상으로 입장료를 부과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4일(현지시간) AP통신,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오는 25일부터 베네치아를 방문하는 관광객 중 이곳 숙박시설에서 1박 이상을 머무르지 않는 사람은 도시 입장료 5유로(약 7000원)를 지불해야 한다.

입장료 미납부 적발 시 50~300유로(약 7만~44만원) 수준의 벌금이 부과된다.

도시 입장료 정책은 관광객이 과도하게 몰리면서 생기는 도시 혼잡을 완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베네치아에는 연간 2500만~30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반면 베네치아의 도심 인구는 5만 명 수준으로,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관광은 베네치아의 주요 수입원이지만 주민들은 관광객 과잉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관광 부문 이외의 일자리가 부족해져 인구가 줄고 있다는 불만 등을 제기해왔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지난해 9월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관광객들이 곤돌라를 타고 운하를 건너고 있다. AP=연합뉴스


입장료 납부는 공식 웹사이트(https://cda.ve.it)를 통해 지불한다. 이 웹사이트 안내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면 QR코드가 발급되고 이 QR코드로 입장료 지불을 증명할 수 있다.

이 웹사이트는 현재 이탈리아어와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으로 운영되며 향후 다른 언어들도 추가될 예정이라고 AFP는 전했다.

1박 이상 머무는 관광객에게는 무료 QR코드가 발급된다. 베네치아 태생 국민과 업무 출장·학교·의료 등 사유로 방문한 사람, 14세 미만 청소년과 장애인은 입장료 대상에서 제외된다.

시 당국은 산타루치아역 등 베네치아를 들고나는 주요 관문에 표 관리원을 배치해 관광객을 상대로 무작위 검표를 한다는 계획이다.

시 당국은 입장료 도입 등으로 관광객 수를 통제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지금까지 시행이 미뤄졌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로마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것은 하나의 실험이고 세계 도시 중 처음으로 시행하는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베네치아를 더 활력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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