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네타냐후… ‘정적’ 조기 총선 요구에 내각 파열음

장은현 2024. 4. 5.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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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이자 전시내각 각료인 야당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가 오는 9월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스라엘군의 구호단체 차량 오폭 사건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는 가운데 연정마저 흔들려 네타냐후의 입지가 더 좁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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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전시내각 각료 베니 간츠
“오는 9월 조기 총선 날짜 정해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적 라이벌이자 전시내각 각료인 야당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가 오는 9월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스라엘군의 구호단체 차량 오폭 사건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지는 가운데 연정마저 흔들려 네타냐후의 입지가 더 좁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간츠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지 약 1년이 되는 오는 9월쯤 조기 총선을 치르도록 선거일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일이 합의되면 안보에 집중할 수 있고, 국민에게도 정부가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며 “국가의 균열을 막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수주간 네타냐후와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고, 앞으로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츠는 2014년 하마스와의 전쟁 당시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을 지냈다.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돼 온 인물이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와 전쟁을 다시 시작한 뒤 전시내각에 참여했지만, 의견 충돌 등으로 최근 네타냐후 정부와 대립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4일 간츠가 네타냐후의 사전 승인 없이 미국 백악관을 방문하면서 둘 사이의 ‘불안한 동거’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간츠는 차기 총리에 대한 여론조사에 네타냐후보다 높은 지지율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29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45%의 지지율을 얻어 네타냐후(38%)를 앞섰다.

네타냐후에 대한 여론은 악화일로다. 하마스의 기습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다는 책임론, 가자지구에 억류된 인질 문제가 그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예루살렘에서는 10만명가량이 네타냐후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는 개전 이후 최대 규모로 기록됐다.

여기에 이스라엘군이 지난 1일 가자지구에서 국제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소속 차량을 오폭해 민간인 7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네타냐후는 더 궁지로 몰렸다.

간츠의 조기 총선 요구에 여당은 즉각 반발했다. 집권 리쿠드당은 성명을 내고 “지금 선거를 치르면 우리 사회가 마비되고 분열되며 인질 협상 가능성을 낮출 것”이라며 “이스라엘에 중요한 시기이자 전쟁이 벌어지는 와중에 베니 간츠는 자신의 당이 무너지고 있다는 이유로 사소한 정치 문제를 들고나오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연정의 대표적인 극우 성향 인사로 꼽히는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도 엑스를 통해 “지금은 전쟁과 승리를 위한 시기이지 정치를 할 때가 아니다”라며 조기 총선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했다.

반면 제1야당 예쉬아티드 대표인 야이르 라피드 전 총리는 네타냐후 정부를 ‘실패한 정부’로 칭하며 9월 전 조기 총선을 주장했다. 미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이스라엘 전시내각의 주요 구성원이 조기 선거를 요구하고, 이스라엘 인구의 70% 이상이 이에 찬성한다면 옳은 일”이라며 조기 총선론에 힘을 실었다.

한편, 유엔 구호 분야 고위 관리인 제이미 맥골드릭은 이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부터 지난달까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포괄한 팔레스타인 영내에서 최소 196명의 구호 요원이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는 1997년 이후 한해 전 세계 구호활동가 사망자가 가장 많은 해”라고 지적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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