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열흘 전 ‘멍 자국’ 발견했던 8살, 집에서 숨졌다

멍 외에 외상 없어…경찰, 사망 원인 조사

기사와 상관 없는 참고 사진. 전진이 기자

강원도 강릉의 한 주택에서 8세 남아가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망한 A군은 4일 오전 11시27분쯤 강릉 노암동의 한 주택 방에서 발견됐다. A군의 어머니가 “자고 있던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고, 구급대원과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A군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A군의 왼쪽 눈에서는 오래된 멍자국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멍 외에 다른 외상은 없었다.

교육당국에 따르면 A군은 지난달 28일 등교한 것을 끝으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사흘동안 결석했다. 교사가 가정방문을 했으나, A군이 목감기를 앓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앞서 지난달 25일 A군에 대한 아동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교사가 A군의 눈에 멍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 당일 경찰과 시청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이 확인에 나섰지만 A군이 별다른 진술을 하지 않았고, 시청은 같은 달 29일 경찰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과 시청은 오는 8일 해바라기센터에서 A군의 진술을 청취해 학대 정황이 있었는지 살필 예정이었다.

경찰은 A군이 사망함에 따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A군의 눈에 있던 멍 자국과 사망 사이의 인과 관계도 살펴보기로 했다.

아울러 A군의 형제들을 상대로도 진술을 들을 계획이다.

A군이 숨진 뒤 같은 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동생은 부모와 즉시 분리 조치됐으며, 시는 남은 자녀들에 대해서도 공동육아시설이나 보육원 등에 임시 위탁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다자녀 가정인 A군의 가정은 약 2년 전부터 관심 대상으로 분류돼 경찰과 지자체가 점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도교육청은 학교와 유가족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학생들의 심리 안정화를 지원하고, 재학 중인 형제를 대상으로 상담·치유비·병원 연계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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