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프랑스 본사도 주목하는 르노코리아 신차… "현대차에 맞설 가격 책정"

편은지 2024. 4. 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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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노 벨로니 르노그룹 마케팅 총괄 부사장 인터뷰
"20년간 한국 진출한건 르노 아닌 삼성"… '프랑스 태생' 알린다
국내 생산 신차, 현대차·기아 가격 수준으로
세닉·르노 5 등 수입 모델은 '럭셔리' 포지셔닝
아르노 벨로니 르노그룹 마케팅 총괄 부사장이 지난 3일 르노 성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르노코리아

"20년 동안 한국에 진출해 있던 건 '르노'가 아니라 '삼성'입니다. 르노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시장에 진출한 지 20여년, 수많은 고객층을 보유한 브랜드로 어엿하게 자리잡았지만 아르노 벨로니 르노그룹 마케팅 총괄 부사장은 그동안의 시간이 '르노'가 아닌 '삼성'이 해낸 일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르노그룹이 원하는 르노의 이미지는 한국에 없었다는 의미다.

벨로니 부사장은 지난 4일 서울 성동구 르노성수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한국 시장에서 새롭게 펴나갈 르노의 전략에 대해 털어놨다. 삼성으로 시작된 국산차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125년 역사의 프랑스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각오다.

벨로니 부사장은 이날 미디어 간담회를 통해 한국에서 르노코리아가 실행할 새로운 브랜드 전략과 신차계획 등을 발표했다. 프랑스 르노그룹 차원에서 직접 나서서 한국 사업장의 계획 발표를 도맡아 한 셈이다.

이날부터 르노코리아는 사명을 기존 '르노코리아자동차'에서 '르노코리아'로 바꾸고, 태풍의 눈 엠블럼을 마름모 모양의 '로장주'로 변경했다. 또 올해 7월 경 출시할 하이브리드 신차를 시작으로 세닉, 르노5 등 수입 모델을 포함해 매년 국내에 신차를 1종씩 출시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벨로니 부사장은 단순히 '앞으로 열심히 신차를 출시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르노의 새로운 시작이 될 것으로 봤다. '삼성'의 이미지를 벗고, 125년 역사에 빛나는 프랑스 브랜드로 입지를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한국인들은 프랑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프랑스 파리로 여행을 자주 오고, 실제로 파리는 전세계 여행지 중 1,2위를 다투는 도시"라며 "(한국인들의 이런 특성이) 르노의 이미지를 전반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미국과 중국도 어렵다. 오로지 한국과 일본 시장에서만 가능하다"고 했다.

한국에서 '삼성'의 이미지가 짙은 만큼, 르노그룹 차원의 리브랜딩 전략을 한국에서 실행하는 것을 두고 많은 고민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르노의 엠블럼 변경 등 리브랜딩 전략은 글로벌 시장에서 모두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한국은 가장 늦게 적용된 시장이다.

그는 "한국에서 리브랜딩 전략이 가장 늦게 적용된 것이 맞다. 르노삼성에서 르노로 전환하는 과정이 맞물려있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한국은 동시에 가장 빠르게 완료될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아르노 벨로니 르노그룹 마케팅 총괄 부사장이 지난 3일 르노 성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르노코리아

르노그룹은 한국에 '프랑스 브랜드' 이미지를 심기 위해 '투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한국서 생산하는 모델로 르노코리아의 전반적인 볼륨을 높이고, 수입해서 들여오는 모델은 '럭셔리'로 포지셔닝해 한국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함께 높이는 방안이다.

벨로니 부사장은 "오로라 1, 오로라 2는 프랑스 태동 차량이지만, 실질적인 제조는 한국에서 이뤄진다. 그렇기 때문에 프리미엄이 아닌, 현대차·기아에 맞서 같은 급으로 포지셔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수입모델은 하이테크가 적용된 최고의 차량만 가져올 것"이라며 "세닉, 르노5 등 업프리미엄 차량이 들어오면 한국에서 전반적으로 이미지를 끌어올릴 것이다. 르노 5는 캐스퍼가 아니라 미니(MINI)와 경쟁하게될 것"이라고 했다.

오로라1, 오로라 2 등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신차는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오로라1(프로젝트명)은 올 하반기 부산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될 예정이며, 이 차량은 국내 시장에선 무려 5년 만에 출시되는 완전신차이기도 하다.

르노의 또 다른 강점으로 꼽히는 전기 상용차도 대거 들여올 예정이다. 마스터, 트래픽, 캉구 등을 수입해 부족한 승용차 라인업을 채워 시장 입지를 다져가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르노의 친환경 상용차는 유럽에서 전체 판매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입지가 탄탄하다.

그는 "르노의 lcv(상용차)는 글로벌 르노차의 볼륨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르노의 DNA이기도 하다"며 "마스터, 트래픽, 캉구 등을 들여올 예정이며, 모두 전기차로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벨로니 부사장은 전 차량을 모두 전동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유럽에서 강력한 전동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를 한국 시장에서도 순차적으로 적용시킬 예정이다.

벨로니 부사장은 "전동화 기술에 있어 르노는 부인할 수 없는 선두주자이며, 14년 전부터 전동화의 미래에 대해 이해하고 있었다"며 "우리 목표를 전체 라인업의 전동화다. 결국은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고, 전동화라는 게임의 틀로 뛰어들지 못했던 곳들은 벌써 밀려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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